십자군 원정이 한창이던 1235년 기사 가스파르 드 스테랑베르(Gaspard de Sterimberg)는 전쟁에서 부상한 몸을 이끌고 안식처를 찾아 나선 끝에 프랑스 북부 론에 은둔하게 됩니다. 그는 언덕 꼭대기에 작은 교회(Chapelle)를 짓고 살상을 참회하며 정성으로 포도밭을 일궜습니다. 포도 품종은 십자군 원정길에서 획득한 시라(Syrah)입니다.
북부 론 시라도 호주 쉬라즈(Shiraz)와 마찬가지로 야성적이면서 풍부한 과일향이 매력적인 품종입니다. 문제는 가격이 수십만원대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맛난 와인도 비싸면 그림의 떡이지요.
방법이 하나 있답니다. ‘크로제 에르미타주(Crozes Hermitage)’ 와인을 드세요. 에르미타주 남쪽에 넓게 퍼진 와인 산지인데 똑같이 시라 100% 와인입니다. 물론 에르미타주보다 다소 거칠지만 맛과 향에서 에르미타주 와인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답니다. 더구나 3만∼5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겠죠.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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