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얼빈 의과대학의 런 샤오핑(任曉平) 박사가 원숭이 머리이식 후 혈액공급에 성공했다. 다만, 신경을 연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완전한 '머리이식 성공'은 아니다.
런 박사는 이탈리아 신경외과 의사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 우리나라 건국대 의학전문대학 김시윤 연구교수와 함께 러시아 컴퓨터 프로그래머 발레리 스피리도노프(31)의 머리이식 수술에 도전한다.
22일(현지시간) 중국 신화통신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런 박사가 원숭이의 머리를 다른 원숭이 몸에 이식한 뒤, 혈액까지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원숭이의 골수신경은 연결하지 않아 목 아래가 모두 마비된 상태였다.
런 박사는 윤리적인 문제로 원숭이를 20시간 후 안락사시켰다. 그는 혈관 문합을 통한 머리이식을 연구 중이며, 생쥐 1000마리의 머리이식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 ‘프랑켄슈타인 박사’로 불린다.

수술대에 오를 스피리도노프는 척수성근위축증인 ‘베르드니히-호프만병’을 앓고 있다. 척수운동 신경세포 이상으로 근육이 점점 약해져 몸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질환이다. 이 병에 걸린 환자는 길어야 30세를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6월, 카나베로 박사는 세계일보와의 영상통화에서 “수술성공률은 90%에 이를 것”이라며 “환자와 기증자의 머리를 동시에 척수로부터 분리하고, 특수 고분자 소재의 접착물질을 이용해 접합하는 방식으로 수술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초조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카나베로 박사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수술은 이제 현실이 됐다”며 “전혀 불안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차질없이 수술 준비가 이뤄진다면 세계 의학계에 한 획을 그을 ‘머리이식수술’은 오는 2017년 진행된다. 신경외과 전문의뿐만 아니라 혈관 전문가, 정형외과 전문의 등 150명 규모의 의료진이 투입된다. 시작부터 종료까지 36시간이 예상되며, 수술비용은 130억원에 달한다. 중국 하얼빈 대학이 수술 장소로 유력하나 추후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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