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어’에서 공자는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 산 쌓는 것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내가 그만뒀기 때문이며, 땅을 평평히 할 때 한 삼태기의 흙을 덮은 뒤 나아가는 것도 내가 했기 때문(爲山未成一簣止吾止也 平地雖覆一簣進吾往也)”이라고 말했다. 어떤 일을 할 때 일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마무리를 잘하지 않고 막판에 그만두면 일 전체를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한 말이다.
물론 지나간 일들로 지나치게 가슴 아파할 일도 아니다. 마무리를 잘하고, 용기를 내서 새해 설계를 알차게 하면 된다. 태양은 다시 떠오르고 새날은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준다. 어떠한 일을 마치고 다음 일을 잇달아 시작하는 ‘종이부시(終而復始)’인 것이다. ‘근사록’의 이 주는 위안이다. ‘근사록’은 “천하의 이치는 끝마치며 다시 시작되고, 다시 시작된 항상 있는 것이고 끝이 없는 것이다.(天下之理 終而復始 所以恒而不窮)”며 “오직 때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고 바뀌어 나가는 것이 곧 상도.(惟隨時變易 乃常道也)”라고 했다.
하지만 인간인지라, 세월이 유한함을 알고 서글픔에 빠짐은 어찌할 수 없다. 그래서 당나라의 대문호 백낙천(白樂天)은 ‘장한가(長恨歌)’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하늘에 나면 비익조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리라(在天願作比翼鳥 在地願爲連里枝)/ 하늘과 땅도 그 끝이 있고 시간도 다함이 있으나 이 한만은 영원히 이어져 끝이 없으리.(天長地久有時盡 此恨綿綿無絶期)” 섣달 그믐날이다. 수세(守歲)를 잘하자.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終而復始 : ‘끝나면 다시 시작된다’는 뜻.
終 마칠 종, 而 말이을 이, 復 다시 부, 始 비로소 시
終 마칠 종, 而 말이을 이, 復 다시 부, 始 비로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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