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수목원이 10여년간 연구한 첫 번째 성과물인 이번 도감에는 숲이나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의류 생태사진과 확대사진 500여 장이 실려 있다.
‘지의류’는 균류(菌類)와 조류(藻類)가 복합체가 돼 생활하는 식물군으로, 돌이나 나무 표면에 얼룩덜룩하게 붙어 자란다. 언뜻 이끼와 닮았는데 식물인 이끼와 달리 최소 두 가지 이상의 미생물이 뒤섞여 하나의 몸을 이룬 복합생명체다. 균류의 경우 다른 유기물에 기생해 생활하고 포자로 번식하는 하등식물, 세균류·버섯류·곰팡이류 등이 이에 포함된다. 조류는 물속에 살면서 엽록소를 가지고 독립 영양 생활을 하는 식물의 한 군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석이버섯’이나 약재로 대접받는 ‘송라’ 역시 지의류 중 하나로 세계에 1만4000∼1만8000종이(우리나라 600종)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의류가 생성하는 2차 대사산물로 화장품 개발, 항암·항균 작용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유미 국립수목원 원장은 “국내 첫 지의류 도감 발간으로 많은 이들이 지의류에 대한 정보와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의류의 분류학·생태학·유전학적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다양하게 활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립수목원은 10여 년 전부터 한국에 분포하는 지의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32종의 지의류 신종과 158종의 미보고종을 발굴·발표했다. 아울러 사막에 분포하는 지의류를 이용해 황사를 막는 사막화방지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중국 특허를 취득했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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