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는 교육부가 실시한 ‘2015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글로벌 인재양성의 상징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더욱 공고하게 다져 A등급을 받았다. 그동안 우리나라 외국어 교육의 리딩대학으로서 당연한 결과였다.
한국외국어대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외국어대학이 국립대로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글로벌 인재 양성 대학으로서 외대의 중요성이 크다”며 “우리나라 글로벌 인재 양성 기관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전문성을 특화하기 위해 꾸준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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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들이 원어민 교수와 영어로 수업을 하고 있다. 한국외대 제공 |
결과는 ‘변방의 반란’으로 확인되기 시작했다. 10년 전만 해도 인기 외국어학과에 진학하지 못한 경우의 차선책으로 치부됐던 특수어과가 놀라운 취업률을 기록했다. 베트남어과 93.8%,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 71.4%, 인도어과 71.4%과 등 2014학년도 취업률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외국어대 측은 “베트남어과 재학생들의 경우 졸업 전 일찌감치 취업을 결정해 심각한 취업난을 느낄 겨를이 없을 정도”라며 “미래 사회에 대한 학교의 진단이 정확했고, 이에 따른 투자가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향후 베트남이나 인도 등 특수외국어 사용 국가에서 시장이 열린다는 분석이 적중했다는 것이다.
특수어과 성공을 기반으로 내년부터는 가칭 ‘국가 전략지역 언어스쿨’ 사업으로 특수어과를 포함해 외국어 전공 학생들을 대륙별로 묶어 재학 중 해당 국가에서 어학연수 한 학기와 인턴 한 학기를 경험하고 돌아오게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외교 및 통상, 국제기구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언어와 비언어 학과를 전략적으로 융합한 점도 크게 호응을 얻었다. 언어(language)와 외교(diplomacy)를 결합한 LD학부는 2013년 신설 후 2015학년도 수시 경쟁률이 43.9대 1까지 올랐다. 올해 신설된 언어와 통상(trade)을 융합한 LT학부 역시 첫 수시 경쟁률이 35.4대 1을 기록했다.
이들 융합학부는 이론과 실무경험을 두루 갖춘 외교전문가 출신 교수진 구성과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등 명망 있는 석좌교수 영입과 특화된 커리큘럼도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한국외국어대 통번역 대학원 필기 입학시험 면제 등 재학생 편의도 적극 고려했다. 이들 학부에서 졸업생 배출이 시작되면 한국외국어대가 외교 통상 전문 사관학교로 불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게 대학 측 목표다.
이 밖에 주한 외국대사관 추천 장학프로그램(IDS)을 통해 외국의 우수 고교 졸업생을 유치해 지한파로 키워내고, 국내 재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국제적 환경을 조성한다. 한국외국어대는 45개 학과를 운영하면서 해외 89개국 689개 대학 및 기관과 교류하면서 학생 한 명이라도 더 세계를 경험하게 해줘야 한다는 모토로 다양하게 기회를 확장해 왔다.
2007년부터 외교부 재외공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해외무역관에 학생을 파견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는 해외문화홍보원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학점으로 인정되는 글로벌 인턴십에 참여한 학생이 2007년부터 올해 1학기까지 1300여명이 되고 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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