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C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우주청(로스코스모스)은 앞으로 5년 내에 달에 탐사로봇을 보내는 ‘루나27’을 추진 중이다. 루나27은 2020년쯤 달 남극분지인 아이트겐에 로봇을 보내 인류가 향후 달 정착에 필요한 물과 산소, 연료를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지 여부를 살피는 무인탐사 프로젝트다. 루나27 책임자인 이고르 미트로파노프 교수는 “21세기에는 인류 문명의 영구적 전초기지가 달에 생기는 데 러시아만 빠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럽우주국(ESA)도 러시아와 비슷한 달 탐사 계획을 갖고 있다. ESA의 달탐사 프로젝트 책임자인 베렌제 오두 박사는 “물론 우리(EU)도 달에 우주 비행사를 보내고 싶은 야망이 있다”고 사실상 인정했다.

인류 사상 최초의 달 전초기지 건립을 위해 러시아와 EU가 공조할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미트로파노프 교수는 “세계의 동료 과학자들과 협력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요한·디트리히 뵈르너 ESA 국장은 최근 “달 극단지역에 기지를 세우기 위해 국제 파트너들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EU는 내년 후반에 열리는 관계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와의 달 탐사 공조 여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사람이 달을 발을 디딘 것은 미국의 우주비행사 유진 서넌과 해리슨 슈미트가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를 타고 착륙한 게 마지막이다. 인류 최초로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낸 미국은 잇단 사고와 천문학적인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1972년 달 유인탐사를 전면 중단했다. 미국은 이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예산을 대폭 줄이고 국제우주정거장(IISS) 등 웬만한 우주탐사 프로젝트는 민간과 러시아 등에 위탁해 진행 중이다.

중국보다 훨씬 앞선 2007년 9월 달 탐사위성 카구야 1호를 발사한 일본은 2018년쯤 카구야 2호를 쏘아올릴 예정이다. 일본은 오는 12월 금성탐사선 아카츠키(2010년 5월 발사)의 금성 궤도 진입을 다시 시도할 예정이다. 인도는 2008년 10월 달 탐사위성 ‘찬드라얀 1호’ 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2013년 11월 아시아 최초의 화성 탐사선 망갈리안을 쏘아 올렸다. 망갈리안은 지난해 9월 화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해 화성 표면을 촬영하고 대기 성분을 분석하고 있다. 한국은 2020년쯤 달 탐사선을 쏘아 올리고 탐사로봇으로 달 표면을 탐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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