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 감초 역할… 개막 2연승 환호 지난 시즌 인천 전자랜드는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돌풍의 팀이었다. 정규리그 6위로 ‘봄 농구’ 막차를 탄 전자랜드는 플레이오프에서 3위 서울 SK에 3-0 완승을 거뒀다. 4강에서는 2위 원주 동부와 최종 5차전에서 패했지만 명승부를 펼쳐 농구 팬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언더독의 반란’ 중심에는 ‘포주장’ 리카르도 포웰(전주 KCC)이 있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지난 7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포웰을 뽑지 않았다. 새 외국인 선수 규정(193㎝ 기준으로 장·단신 1명씩 선발) 탓에 신장이 196㎝인 포웰을 뽑기엔 높이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힘들었다. 대신 키 198㎝의 안드레 스미스(30)와 191㎝의 알파 뱅그라(35)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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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그라 |
전자랜드가 모험을 건 것이다. 이런 도전은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포웰의 빈자리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스미스와 뱅그라의 활약 속에 전자랜드는 개막 2연전을 7년 만에 모두 승리로 장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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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 |
특히 스미스는 그동안 베일에 쌓여 있었다. 지난 1월 받은 무릎 수술로 그동안 보강 훈련에만 전념해 프로-아마 최강전에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 7일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대부분의 선수들은 인상적인 외국인 선수로 안드레 에미트(전주 KCC)와 조 잭슨(고양 오리온스)을 꼽았다. 오직 정영삼(인천 전자랜드)만이 스미스를 콕 찍었다. 스미스의 실력에 대해 믿음이 있었던 셈이다.
이현호 등 주요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 있어 전자랜드의 상황은 썩 좋지 않다. 미디어데이 때 어느 감독도 전자랜드를 우승 후보나 복병으로 꼽지 않았을 정도다. 하지만 두 외국인 선수가 감초 같은 역할을 하면서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시즌 초반 펄펄 날고 있지만 스미스는 아직 온전한 상태가 아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체력적으로 60∼70% 올라왔다. 1라운드에는 몸을 만들어가면서 큰 부상 없이 맞춰가겠다”고 설명했다. 유 감독은 미디어데이 당시 “전자랜드가 잘 할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9개 구단을 모두 꺾고 4강에 들겠다”고 야심 차게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유 감독의 목표 실현은 결국 두 외국인 선수의 꾸준한 활약에 달렸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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