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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ELS 인기… ‘녹인 조건’ 꼭 확인하세요

입력 : 2015-07-12 21:44:12 수정 : 2015-07-12 23: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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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시대 안전한 투자법은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가장 인기를 끈 금융상품이 주가연계증권(ELS)이다. 올 상반기에만 47조원 이상 팔려나갔다. ELS란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의 일종이다. 일정 조건을 갖췄을 때 약정 수익률을 제공하기 때문에 시중은행 금리보다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인기가 치솟은 만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정한 조건 아래서 원금을 까먹을 수 있는 ELS 가입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돈 몰리는 ELS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LS 발행액은 47조3253억원에 달한다. 2003년 판매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치다. 지난해 상반기 발행액 27조6177억원보다 71.4%나 증가한 것이다. 사모발행(40.4%)보다는 공모발행(59.6%)이 늘어나 대중적으로 접할 기회가 많아진 것이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특히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약진했다. 전체 ELS 중 해외지수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19.1%에서 하반기 32.4%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 55% 더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내지수와 해외지수가 섞인 지수혼합형도 27.8%였다. 해외지수 중에서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와 유로스탁스50이 각각 36%와 3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근 2년간 국내 코스피가 박스에 갇혀 있었던 데 반해 해외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으로 예탁원은 분석했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공격적인 ELS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원금보전이 되지 않는 ELS는 전체 ELS 중 86.2%에 달한다. 지난해 70%대 초반이었던 것이 올해 들어 급증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한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커 하반기에도 원금비보장형과 해외지수형 ELS가 계속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들 상품 발행이 하반기에도 증가한다면 이는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고 보면 복잡한 고위험 상품


ELS는 그러나 수익구조가 복잡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녹아웃형, 스텝다운형이다. 녹아웃형은 만기까지 기초자산의 가격이 한번이라도 미리 정한 범위를 이탈하면 지급수익률이 확정되는 상품이다. 스텝다운형은 기초자산의 가치를 일정기간마다 평가해서 조건을 충족하면 조기상환하고, 그렇지 않으면 계속 투자하는 상품이다.

조건을 잘 따져보지 않으면 시장이 상승해도 손실을 볼 수 있다. 녹인(Knock-in) 조건 때문이다. 녹인 조건이란 기초자산이 일정 수준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하면 새로운 손익구조가 적용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만기 전 기초자산 가격이 한번이라도 55% 이하로 떨어진다면 수익률 -100%’ 등의 조건이 있는 경우가 있어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원금보장형이라도 발행사가 부도가 나면 투자금을 날릴 수도 있다. 최근에는 한 개 이상의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도 많아지고 있는데, 이런 상품은 하나의 지수만 하락하더라도 손실이 날 수 있어 투자위험도가 높다.

문제는 판매사들이 원금손실과 투자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업체는 ‘중수익·중위험’ 상품이라고 선전하지만, ELS의 투자설명서에는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돼 있다. 또 연 %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최고 수익률만 강조하고 낙인 조건은 뒤에서 짧게 설명하기도 한다. 조유현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부)는 최근 논문에서 “수익률만을 강조한 투자설명서로 고객으로 하여금 투자 위험도를 낮게 평가해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은 “최고수익률에 현혹되지 말고 본인이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수익구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투자자금의 여유기간에 따라 만기를 결정하고 조기상환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감독원은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대적인 ELS 운용실태 점검을 예고했다. 소비자에게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지, 증권사들이 ELS 발행액을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또 ELS 등 각종 파생상품을 분석해 불완전판매 위험지수를 매겨 지수가 높은 상품은 수시로 점검하기로 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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