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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금융 제 역할 하려면 정책 지원 뒤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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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금융 경영상황 악화…"신협, 동일 업종 내 가장 타격"
비과세 일몰 연장 등 정책전환 필요
16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민금융활성화 및 소상공인지원포럼(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공동대표) 주최로 `서민금융의 중심축, 상호금융 발전방향`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농·수·축협을 비롯해 새마을금고 및 신협과 같은 상호금융기관이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건범 한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16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민금융의 중심축, 상호금융 발전방향' 공개토론회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서, "상호금융의 특성을 배제한 채 정책적 초점을 건전성 감독에만 맞추는 건 문제"라면서 "상호금융의 역할, 발전가능성, 지원방향 등에 대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상호금융은 정책소외, 은행의 업무영역 확대 등의 영향으로 경영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총자산은 약 470조원인데 이는 은행 총자산의 18.8%수준에 불과하다. 전국적인 네트워크 및 거래자수에 견줘 자산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여신규모는 288조원으로 은행의 23.0%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은행이 가계여신을 늘리고 타 업권의 우량대출을 잠식한 결과다. 2010년 이후 금융당국의 성장억제정책에 저금리·저성장에 따른 자금운용상 어려움이 겹치며 성장률은 한 자리수에 불과하다.

이 교수는 "상호금융과 주식회사 기반인 은행을 같은 기준으로 본다면, 협동조합 고유의 장점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며 상호금융에 대한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상호금융은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며 "건전성 위주의 감독이 아닌 협동조합 및 조합원 기반의 특성을 반영한 감독 방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라보방크(Rabo bank) 등 유럽의 선진 협동조합은행처럼 향후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감안해 개별 조합의 영세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상호금융 예탁금 및 출자금 이자에 대한 비과세제도는 연장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교수는 "예탁금 비과세 등 상호금융에 적용되는 조세특례는 궁극적으로 조합원 및 지원사회에 환원되므로 앞으로도 상당기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치권에서도 비과세 일몰제를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 이 교수는 신협의 대해선, 대출 영업구역차이, 비조합원 거래 제한, 예금자보호기금 출연금 요율 등 타 상호금융대비 불리한 규제는 동일한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류덕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부가 상호금융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 교수는 "대형은행 위주로 구조개혁을 추진하다 보니 상호금융은 부차적으로 간주돼 영업환경이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며 "금융선진국과 비교해 국내 금융권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다. 앞으로는 상호금융·지역금융기관 중심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토론 시간에는 상호금융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재선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호금융이 지역밀착형 관계형금융을 통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의 차이점은 비과세 예금 가능하냐, 그렇지 않느냐에 불과한 듯하다"고 우려하면서, "상호금융은 지역 내 자금수요자를 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지역적 기반을 충분히 살려 은행과 경쟁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렇게 해야만 상호금융이 은행과 경쟁할 수있는 영업기반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민과 자영업자가 대부업체로 밀려나지 않게 하는 역할도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상호금융과 같은 협동조합금융이 시장에서 제 역할을 담당하도록 법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송재일 명지대 법학과 교수는 "대공황 및 서브프라임사태 때 협동조합이 은행보다 잘 견뎠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이는 주식회사보다 협동조합이 사회 후생에 기여한다는 방증"이라면서 "협동조합금융이 시장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비과세 조세특례와 같은 사회적 순기능이 있는 제도는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협 관계자는 은행에 비해 정책적으로 소외된 데다 타 상호금융 대비 규제수준이 과도하다고 하소연했다.

31년째 신협에 몸담고 있는 양춘제 전주파티마신협 전무는 "정부는 부동산 경기활성화를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등 주택대출 규제완화 정책을 펴고, 시중은행은 상호금융의 우량 담보자산을 빼앗고 있어 문제"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양 전무는 "상호금융기관별로 관리 부처가 분산돼 있는 상황에서 특히 신협에 대한 규제 강도가 가장 세다"며 "은행으로 하여금 저신용자 대상 상품을 취급토록 한 금융당국의 정책도 신협 등에서 취급하도록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송두범 충남발전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국가가 직접 나서 서민금융정책을 펼치는 대신, 신협 등 상호금융이 상호금융 테두리 내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도록 유도하면 된다"며 "상호금융 또한 지역사회와 연계를 강화하고 조합원 중심의 교육훈련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동시에 소비자생협 등과 손잡는 등 '협동조합간의 협동'도 필요하다고 보았다.

김정각 금융위원회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상호금융의 비과세 혜택이 지역사회에 제대로 환원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정책관은 "지난 2012년 80% 수준이었던 상호금융의 예대율이 최근 67%로 하락했는데, 이는 (비과세 혜택을 통해 유입된) 예금이 지역사회에 환원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라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신협의 예보기금이 충분히 적립되고 있고 타 상호금융 대비 높은 출연비율을 부담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공감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주최한 서민금융활성화 및 소상공인지원포럼의 공동대표인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유럽에서는 신협 등 상호금융이 바람직한 모델로 인정받고 은행에 비해 순기능도 많은 것으로 평가받지만, 국내에서는 위험한 금융기관으로만 취급하고 있어 문제"라 지적한 뒤, "상호금융이 지역사회에 (경제·사회적으로) 환원할 수 있고 대부업에 시달리는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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