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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 동네 우범지역, 주민 쉼터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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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09 06:00:00 수정 : 2015-05-09 11: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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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범지대에 소공원을 만드니 범죄가 사라졌어요.”

울산시 동구 서부초등학교 인근 공터는 대표적인 우범지대다. 이곳은 수년간 방치되면서 불량 청소년들의 ‘아지트’로 돌변했다. 10대들이 새벽까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싸우는 통에 주민들은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침이면 술병과 담배꽁초가 널려 있어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소변 냄새도 진동해 코를 막고 다녀야 했다. 

광주 지산동 성당 인근의 청소년 탈선 장소가 소공원으로 탈바꿈해 있다. 소공원 조성 전과 조성된 후 모습.
울산시는 고민 끝에 이곳에 소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지난 2월까지 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담장을 허물고 3000㎡의 작은 공원을 만들었다. 나무를 심고 벤치와 그늘막을 설치했다. 공원 조성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공터가 주민들의 쉼터로 탈바꿈하면서 불량 청소년들이 사라졌다.

박용환 울산시 주무관은 “주민들의 요구로 공원 조성 사업이 시작됐다”며 “탈선 청소년도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주택가에 숲이 조성되니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도심 주택가의 쓸모없는 자투리땅이나 공한지에 ‘한평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8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지금까지 조성된 소공원은 총 3558곳, 1045만4584㎡에 이른다. 여의도 면적(2.9㎢)의 3배가 넘는다. 지역별로는 전남(377만100㎡)과 광주(138만3671㎡)의 소공원 면적이 가장 넓다. 전국에서 매년 10∼20곳씩 늘고 있다.

전남 순천시 해룡면 상삼리 자투리 땅을 이용해 만든 공원에서 주민이 물을 주고 있다.
전남 순천시는 2013년 순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평 정원 갖기’ 운동을 벌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소공원 조성이 확산되는 것은 적은 돈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소공원 한 곳을 조성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3000만∼5000만원 정도다. 소공원 부지가 대부분 버려진 자투리땅이나 공한지여서 매입할 필요가 없다.

전남 순천시 조례동 백운가든 옆 자투리 땅에 폐변기 등을 활용해 만든 소공원에서 주민이 화초를 심고 있다.
전남 순천시 정천동 궁전예식장 앞 자투리 땅을 이용해 만든 소공원에서 시민들이 잡초를 뽑고 있다.
소공원 조성 효과는 크다. 무엇보다 폐자재 등 생활쓰레기가 수북이 쌓였던 도심 뒷골목이 주민들의 휴식과 소통 공간으로 탈바꿈한 게 큰 변화다. 소공원에 심은 나무들이 늘어나면서 여름철 ‘열섬현상’을 줄이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소공원을 방치할 경우 또 다른 도심 흉물로 전락하기도 한다. 제주도는 2012년 평화로 일대 노는 땅에 5억원을 들여 소공원을 조성했다가 방문객이 줄면서 잡초만 무성한 공한지로 변해버렸다.

광주·순천=한현묵·한승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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