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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시들'·해외투자 '활짝'…증권가 외화내빈

입력 : 2015-03-06 21:23:04 수정 : 2015-03-06 21: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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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의 꽃' 애널리스트, 증시 불황으로 구조조정 칼날


과거 애널리스트는 ‘증권사의 꽃’으로 불렸다. 역할이 컸고 대우도 좋았기 때문이다. 국내외 주식, 채권, 기업 등을 분석하고 투자전략을 세우는 고도의 지적(知的) 노동을 하고 억대 연봉을 받았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근무하는 애널리스트는 선망의 직업이었다. 지난해 리서치센터장 출신들이 대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에 발탁되면서 ‘리서치센터장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신성호 IBK투자증권,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이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그러나 사정이 달라졌다. 꽃은 생기를 잃고 시들해지고 있다. 증권업계 불황이 이어지면서 구조조정의 칼날을 맞은 탓이다. 호황일 때 화려하게 각광을 받던 리서치센터가 불황을 맞아 고비용 저효율 조직으로 부각되면서 철퇴를 맞은 것이다. 증권사 입장에서 리서치센터는 수익을 내는 사업부가 아니라 비용이 지출되는 부서다. 그 결과 애널리스트는 감소 추세이고 보수도 상당히 깎였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 현재 국내 62개 증권사 중 애널리스트가 1명이라도 있는 55개 증권사의 전체 애널리스트 수는 1157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1년 2월 1580명에 비해 423명 줄어든 것이다. 최근 4년만 에 애널리스트 수가 27% 감소한 것이다.

증권사별로는 대우증권이 76명으로 가장 많고 NH투자증권 72명, 삼성증권 71명, 신한금융투자 68명, 한국투자증권 58명, 현대증권 49명순이었다. 유화증권(3명), 리딩투자증권(4명), 흥국증권(5명), 부국증권(6명) 등 16개 증권사는 애널리스트가 10명 밑이었다.

보수도 상당히 줄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총액 기준 연봉이 1∼2년새 30% 안팎 줄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증권사의 기업분석 능력과 전문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 사람이 수십개 기업을 한꺼번에 맡거나 중소형 상장사들은 모두 포기하고 대형사만 분석하는 리서치센터도 많다”고 털어놨다. 그러잖아도 기업과의 유착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분석 능력에 대한 의심이 쌓여 있던 터다. 애널리스트 출신의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애널리스트들은 분석대상 기업에서 관행적으로 술, 골프 접대를 받고 리포트를 썼다”면서 “깊이 있고 객관적인 분석이라고 보기 어려운 게 태반이었다”고 말했다.

처지가 옹색해지면서 ‘증권사의 꽃’이란 별칭은 무색해졌다. 과거 유명 애널리스트였던 독립리서치사 올라FN 강관우 대표는 “증권사의 꽃이라고 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꽃 대우를 안 해준다. 이율배반적”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보통 40대 초 중반이면 나가라고 한다. 몸값 많이 줘야 하니까 나가라는 거다”고도 했다.

류순열 ryoosy@segye.com

● 기관투자자, 해외투자 7년來 최대↑…해외펀드 68개월만에 자금 순유입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얼어붙은 해외투자가 ‘해빙기’를 맞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주식·채권투자 규모가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났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도 6년여 만에 빠져나가는 돈보다 들어오는 돈이 많아졌다. 국내 경기침체와 해외 증시 강세가 맞물려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6일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요 기관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은 954억달러로 전년 대비 209억달러(약 23조105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611억달러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기관투자자들이 해외투자를 늘린 이유는 2012년 3월 이후 35개월째 경상수지 흑자로 시중에 외국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국내 경기·증시 침체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 해외 채권 수요가 커진 것도 한몫했다. 저금리로 원화 채권의 매력이 줄어든 것도 한몫 거들었다. 

지난해에는 보험사와 자산운용사가 해외 채권과 코리안 페이퍼(국내 거주자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증권) 신규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해외투자 붐을 주도했다.

주요 기관의 채권 투자잔액은 2013년 말 236억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말 349억9000만달러로 47.9%나 급증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역시 봄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 주식형 펀드에 224억원이 순유입 됐다. 월간 기준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들어온 것은 2009년 6월 이후 5년8개월 만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2009년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돈이 계속 빠져나갔다. 중국 펀드와 브릭스(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펀드 등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큰 손실을 낸 이후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형 펀드를 기피해왔다.

지난해 좋은 수익률을 거뒀음에도 3조7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던 해외 주식형 펀드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자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펀드에는 지난달 484억원이 순유입 됐다. 지난해 2조3000억원, 전달에도 1205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비교하면 괄목상대다. ‘후강퉁’(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시행으로 중국 본토 증시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중국 경기회복 기대감이 가세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2007년 국내 증권가를 강타했던 ‘인사이트 펀드’ 열풍이 다시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유럽 펀드도 지난달 147억원이 들어왔고 러시아와 북미 주식, 글로벌 헬스케어펀드 역시 자금이 순유입됐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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