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30년 기다림 끝 베트남 남성과 결혼 北 리영희씨

입력 : 2015-02-13 21:29:59 수정 : 2015-02-13 23:51:48

인쇄 메일 url 공유 - +

“남조선 시집 가는 이주여성 한국생활 돕고파”
베트남서 한국어 교사 변신
“남조선 남성과 결혼하는 베트남 여성들을 조금이나마 돕고 싶었습니다. 결혼 상대와 전혀 언어소통이 되지 않아 정말 안타까웠어요.”

30여년의 기다림 끝에 베트남 남성과 결혼한 ‘감동 러브 스토리’ 주인공인 북한 국적의 리영희(68·사진)씨가 최근 한국 남성과 결혼하는 베트남 신부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로 변신했다.

북한의 다문화가족 1호인 리씨는 최근 베트남 북부 하이즈엉 교육시설에서 매일 두 차례 현지 여성 60여명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13일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으로 가르치고 있다”며 베트남 결혼이주 여성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내가 가르친 베트남 신부들이 한국에 가서 부자는 아니더라도 별다른 사고 없이 행복하게 잘 살아주는 게 가장 큰 소원”이라고 말했다.

리씨는 베트남의 한 단체에서 결혼 이주여성들의 상담을 담당하기도 했다. 한국으로 시집간 베트남 여성들이 부부 싸움을 하면 직접 국제전화를 걸어 오해를 풀어주기도 했다. 그는 “그때가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남편 팜옥까잉(67)씨도 가끔 리씨가 일하는 교육시설에 들러 그녀를 격려하며 부부애를 과시한다.

부부는 까잉이 23세이던 1971년 북한에서 유학하면서 만났다. 그는 1년 6개월 동안 리씨와 만나다 혼자 귀국해야 했다. 공산당 당원과 공무원에 대해서는 외국인과의 결혼을 금지하는 베트남의 법령 때문이었다. 까잉씨는 출세길을 접고 리씨를 선택했다. 하지만 1992년 리씨와 소식이 끊기자 2001년 베트남 최고 지도부에 자신의 사연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고위 공무원이었던 까잉씨의 아버지 덕에 두 사람은 극적으로 재회했다. 북한 당국이 국적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리씨의 국제결혼을 승인하면서 이들은 꿈에 그리던 가정을 이뤘다.

김희원 기자, 연합뉴스 azahoi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유스피어 다온 '완벽한 비율'
  • 유스피어 다온 '완벽한 비율'
  • 조이현 '인형 미모 뽐내'
  • 키키 지유 '매력적인 손하트'
  • 아이브 레이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