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이외에 다양한 방법의 수당과 특별상여금 등 제공

임원들의 임금을 동결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수는 6명에 불과하다. 20%를 반납하겠다던 회장의 연봉은 반납 후에도 여타 협회보다 월등히 많아 생색내기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합회의 평균연봉은 임금 이외의 다양한 수당이나 상여금을 더할 경우 은행은 물론 다른 공공기관보다 훨씬 높아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의 반열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생색내기에 그친 임원 연봉 동결
27일 은행연합회는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 등 사원은행의 어려운 여건을 감안해 올해 회장을 포함한 임원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연합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당 임원은 상무 3명, 감사 1명, 부회장 1명, 회장 1명으로 총 6명이다.
그 중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올해 임금 총액의 20%를 반납하고 이를 사회공헌활동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 금액은 최소 9800만원에서 최대 1억4700만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장의 연봉은 최대 7억3500만원 수준(기본급 4억9000만원+성과급 최대50%), 부회장의 연봉은 최대 4억2000만원(기본급 2억8000만원+성과급 최대50%)이다. 임원 평균 연봉은 3억3900만원이다.
금융투자협회장의 연봉이 5억3200만원, 여신금융협회장은 4억원, 생명보험협회장과 손해보험협회장,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약 3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은행연합회장의 연봉은 금융유관협회장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 임원 임금만 동결하면 만사 해결?
임원 임금 동결 외에도 은행연합회는 시정해야 할 사항이 많다.
작년 7월에 나온 금융위원회의 '전국은행연합회 종합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성과(특별)상여금제도 운용 방식과 휴직제도 운영, 자녀 학자금 지원제도, 연차휴가보상제도, 사원복지연금 지원, 시간외근무수당 산정기준, 휴가보조비 지급 방법 등을 지적받았다.
은행연합회는 상여금으로는 연간 통상임금의 600%를 지급하는 것 외에 특별상여금으로 통상임금의 100~150%를 더 지급했다.
공직선거 입후보자에 대해서는 재직기간 중 2회에 걸쳐 3개월 이내에서 유급휴직(기준봉급의 25%)을 받아왔다. 금융위원회는 당시 공직선거 입후보자에 대한 유급휴직 부여 및 재직 기간 산정 등은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임직원 복리후생과 관련해서도 과도하다는 말이 나왔다. 중고교생 및 대학생에 한해 등록금의 100%를 지원하지만 특수목적고 재학생 및 특수계열 대학생에 대해 한도 규정없이 실비로 모두 지원했다.
의대나 한의대 등을 다니는 자녀를 둔 직원은 2013년 한해에 919만3000원을 지원받았다. 일반 대학생을 둔 직원은 같은해 561만9000원을 지원받아 형평성에도 어긋났다.
하지만 올해 개선된 부분은 임직원의 개인연금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것뿐이다. 그간 은행연합회는 직원들이 개인연금에 가입한 경우 일정금액을 지원하는 사원복지연금제도를 운영해왔다. 2011년에 15%인 것을 순차적으로 낮춰 작년에는 매월 통상임금의 9%를 지원했다.
작년 3월말 기준으로 사내근로복지기금 잔액은 총 99억8800만원으로 직원 1인당 평균 7143만원 꼴로 공공기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었다.
한편, 은행연합회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약 8392만원이다. 이는 작년도 은행연합회 통합예산서의 인건비 138억6634만원에서 임직원 연봉 20억3400만원을 제외한 뒤 직원수(141명)으로 나눈 평균값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에 다니는 직원 평균급여는 6700만원 가량이다.
이쯤되면 은행연합회가 '신도 부러워 하는 직장'임이 분명하다. 은행연합회는 은행 회원사의 회비로 운영되는데 결국 금융소비자들의 돈으로 방만한 경영을 해왔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