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도 중요하지만 北과의 교감이 가장 중요”

김광진(사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회담도 중요하지만 북한과의 교감이 가장 중요하다”며 “교감을 얻으려면 고위급 회담이나 여러 레벨의 회담도 있을 수 있지만 필요하다면 비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북한에 우리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공식 자리에서라도 우리의 의사를 전달하고 북한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 우리의 원칙은 포기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그럼에도’ 이런, 이런 분야에서는 충분히 남북이 함께할 수 있다는 북한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남북 간 대화와 관련해 “정부가 당장 물밑에서 비공개로 하는 것은 전혀 없다”면서도 “앞으로 여건이 마련되면 그런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포기할 수 없는 원칙으로는 천안함 폭침에 대해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북한의 조치, 북한 핵문제, 인권 문제를 예로 들었다. “국가안보와 자유민주주의는 나라가 포기할 수 없는 기본적 가치여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원칙”이라는 설명이었다.
남북 간 논란이 되고 있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는 정부가 제지해서는 안 되지만 각 단체가 상황에 따라 강약을 조절하며 융통성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좋은 일도 때와 장소가 있지 않느냐. 대북 전단 살포도 눈치 있게 해야 한다. 많이 뿌려야 할 때는 더 많이 뿌리면 된다.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에 전체적으로 해가 되고, 국민 안전에 해가 된다면 시기나 방법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복·분단 70주년인 올해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작게 봤다.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를 권고하는 결의가 유엔 총회에서 채택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인권 문제가 의제로 정식 상정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만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남북정상회담은 현재 우리보다 김정은에게 더 급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김정은의 국제적 위상 때문에 쉬운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반인류적인 지도자라고 치부되는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한다는 것은 (박 대통령 입장에서) 국제적인 이미지나 정서 차원에서 쉬운 결단이 아니다. 국제사회가 예민하게 생각하는 북핵 문제에서도 두 정상이 만나 주목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면 우리 정부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이 북핵 문제 등에 있어서 국제공조를 거스르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우려 섞인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올해 남북관계의 험로를 뚫기 위한 돌파구로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을 꼽았다. 그는 “DMZ세계생태평화공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중요한 대북 정책이고 북한과 합의가 아주 어려운 사안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일단 성사가 되면 한반도 평화 정착과 안보에 큰 도움이 되는,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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