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출전 北 림주성 선수, 홍보 차원 엄선한 고위층 자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재외 탈북자 인권단체를 이끄는 지성호(32)씨는 11일(현지시간) 런던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북한 인권 공청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지씨는 “북한 병원들은 장애아가 태어날 경우 곧바로 어디론가 끌고 간다”며 “김정은 정권은 ‘북한 인민이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등 김씨 일가 지배하에서) 모두 평등하고 잘 살고 있다’고 홍보하기 위해 일부 고위층 자제를 제외한 모든 장애인들을 죽이거나 격리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인 임천용씨도 이날 공청회에서 “북한 정권은 이 같은 ‘장애인 말살’ 정책을 숨기기 위해 부모에게는 ‘우리가 잘 보살피겠다’고 속인다”며 “하지만 1984년 양강도에 있는 장애인 전담 수용소에서 어린 장애아들과 성인 장애인들이 탄저균 등 각종 화학무기 실험 대상으로 희생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런던 장애인 올림픽(패럴림픽)에 출전한 북한 림주성(사진) 선수는 북한이 대외 홍보 차원에서 엄선한 고위층 자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탈북자들은 입을 모았다. 림주성은 2012년 8월29일 개막한 런던 패럴림픽에 출전한 남자 50m 자유형 수영 선수다. 지씨는 “북한 정권은 장애인들을 ‘완벽한 사회주의 정권’의 오점으로 치부한다”며 “림주성은 북한이 대외 홍보 차원에서 엄선한 고위층 자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부가 북한의 이 같은 기만술에 속아 북한 선수단(림주성과 기관원 9명) 여행경비를 대고 비자발급 등에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청회를 주최한 영국 의회 내 초당파 의원들 모임 ‘대북정책협의회’의 데이비드 알톤(리버풀) 의장은 “북한 정권이 자국 장애인들을 얼마나 혹독하게 다루고 교묘하게 이 같은 탄압을 감추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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