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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유람, 조선 사대부들의 '로망'이었다"

입력 : 2014-11-30 11:25:24 수정 : 2014-11-30 11: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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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전국 곳곳의 명승을 유람하고 쓴 ‘유산기(遊山記)’는 무려 560여편이 오늘날 전해지고 있습니다. 선조의 유산기는 유람에 대한 후손의 꿈을 키웠고, 실제 유람을 떠나면 훌륭한 여행 안내서의 역할을 했죠.”

 역사지리학 전문가인 정치영(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의 말이다. 정 교수는 지난 28일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에서 ‘금강산 유람여행’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고문헌 강좌의 일환이다.

 이날 특강을 위해 정 교수는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금강산 유람기 20편을 선정했다. 여행의 동기는 무엇이고, 여정은 어떻게 되었는지부터 시작해 여행의 기간, 교통수단, 숙박, 비용, 동반자까지 금강산 유람여행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조선시대에 금강산 유람여행은 모든 사대부의 꿈이었습니다. 금강산 여행을 평생의 소원으로 간직한 사대부는 많았지만, 비용 등의 여러 사정 때문에 실행에 옮기는 비율은 상당히 낮았죠. 그래서 실제로 가보지는 못하더라도 가보는 것과 비슷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쓴 글이 유행했습니다.”

 이렇듯 금강산 간접 체험을 담은 책의 표지에는 ‘와유록(臥遊錄)’이란 제목이 붙었다. 와유란 ‘누워서 유람한다’라는 뜻이다. 금강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글을 통해 유람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와유(臥遊)’란 독특한 문화 현상까지 생겨났음을 알 수 있다. 정 교수는 “우리는 사대부의 유산기를 통해 우리 국토와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원초적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말로 특강을 마무리했다.

 한편, 국립중앙도서관은 오는 12월30일까지 본관 6층 고전운영실에서 ‘옛 사람들의 나들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옛 사람들이 나라 안과 밖으로 나들이를 다니면서 겪었던 다양하고 즐거운 경험을 기록한 고문헌 24종 33책을 선보인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고문헌 강좌와 전시회에 관심이 있는 국민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02)590-0505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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