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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사외이사회 개혁…KB금융 윤종규 첫 시험대

입력 : 2014-11-04 21:04:49 수정 : 2014-11-04 23: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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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내정자 추대 공신이지만 양측 이해 엇갈려
윤종규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이 그를 추대한 개국공신을 물리쳐야 하는 상황에 처하며 첫 시험대에 올랐다. ‘내부 출신 후보’에 힘을 실어준 국민은행 노조와 윤 내정자를 회장으로 선임한 KB지주 이사회 문제는 윤 내정자가 개혁해야 할 과제가 됐다. 노조와 사외이사를 개편해 경영 주도권을 확보하지 않고는 새출발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력행사 나선 국민은행 노조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달 29일 윤 내정자가 이사회에서 회장 후보로 추대된 직후 이틀간 특별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며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행장 집무실 앞에서 점거 농성을 벌였다. 올 초 국민카드 정보유출 사건으로 직원들이 야근·휴일근무 등에 시달렸지만 시간외근무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요구를 당장 받아들이지 않으면 연말 임금단체협상과 연계해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와의 협상이 윤 내정자의 첫 과제로 떠올랐다. 노조에 끌려다닐 경우 ‘리딩뱅크 회복’을 위해 불가피한 구조조정 등 개혁을 단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신한은행보다 직원과 점포 수가 많지만 순익은 훨씬 떨어진다. 윤 내정자는 “구조조정에 최대한 신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배제한 수익성 확대는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권의 대출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해 영업력 강화만으로는 내실 다지기가 힘든 상황이다.

◆자리 보전 급급한 사외이사들


윤 내정자의 또 다른 걸림돌은 KB지주 사외이사들이다. 이들이 뚝심을 발휘해 그를 회장으로 뽑았지만, 금융권에 KB지주 사외이사에 대한 비판론이 비등해 새출발을 위해선 이사진 개편이 불가피하다. 이사회는 주전산기 교체 갈등으로 촉발된 지난 ‘KB사태’의 당사자로서 내분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외이사의 거취 여부에 LIG손해보험 인수 등 KB의 미래가 달린 점도 있다. 금융당국은 경영 정상화 요건으로 사외이사제도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을 꼽고 있다. 사실상 “KB지주 사외이사가 물러나지 않으면 LIG손보 인수 승인을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현재 KB 지배구조와 경영상태로 LIG손보를 인수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외이사제도 개편이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는 LIG손보 인수 절차가 미뤄지면서 지난달 28일부터 매일 약 1억1000만원의 지연이자를 LIG손보에 물고 있다. 4일까지 쌓인 지연 이자만 9억원에 이른다. KB는 지난 6월 LIG손보와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8월11일 금융위원회에 자회사편입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주전산기 교체 갈등이 불거지며 심사가 늦어졌다. 금융위는 ‘인수 및 피인수 기업의 경영건전성’, ‘경영상태’, ‘인수에 따른 사업계획 타당성’, ‘경영평가 결과’ 등의 심사 요건 중 경영 건전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B의 발전을 위해 사외이사들이 거취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LIG손보는 비은행금융사 중 흔치 않게 시장에 나온 경쟁력 있는 매물로, KB가 비은행 부문 역량을 강화하는 데 꼭 필요하다. 그러나 KB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 정상화 이후 물러나겠다”고 밝힌 국민은행 사외이사들과 달리 KB지주 이사들은 자리 보전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KB지주 이사회 이경재 의장은 지난달 29일 윤 내정자를 후보로 공식 의결한 직후 “(사퇴와 관련해) 아무런 계획이 없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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