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과 CNN 등은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군사훈련소에서 5일(현지시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 미군 장성 한 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부상자는 절반이 미군이며 나머지 절반은 아프간 주둔 외국 군인과 아프간 군인들이다.
부상자 중에는 독일군 준장과 아프가니스탄 장성 2명도 포함됐다.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 무함마드 자히르 아지미 장군은 "보안군 복장의 테러리스트가 훈련소 교관들과 동료 외국 병사들에게 총격을 가했다"며 "범인은 아프간 병사들에 의해 사살됐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군 장성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총격 사건이 일상적인 군사 훈련소 방문 과정에서 일어났다"면서 "이런 식의 '내부자에 의한 공격'은 매우 치명적이지만 미리 알아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사망한 미군 장성의 계급과 신분을 밝히지 않았으나 미국 관리들은 희생자를 미군 소장이라고 확인했다.
AP 통신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희생자가 해롤드 그린 소장이라고 보도했다. 엔지니어인 그린 소장은 올해 말로 예정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및 미군의 아프간 주둔 병력 철수 업무와 관련한 연합안보이전사령부의 부사령관으로 재직해 왔다.
독일 국방부는 부상자 가운데 독일군 준장이 포함돼 있다고 확인하면서 "현재 위험에서 벗어나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기난사가 일어난 훈련소는 수도 카불 서쪽에 있는 마샬 파임 국립국방대학 내 '캠프 카르가'이다. 영국군이 아프간 군사들을 훈련시키는 곳으로 '사막의 샌드허스트'(Sandhurst in the Sand·영국 육군사관학교 소재지)로 불린다.
아프간과 미국 국방부는 총격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아프간 보안 소식통들은 이날 사건이 아프간 군인과 그를 훈련시키던 외국군 교관 간에 말다툼이 벌어진 후 발생했으며, 사망한 미군 소장은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총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군이 이끄는 카불 현지의 나토 국제안보지원군(ISAF)과 아프간 당국이 현재 공동으로 사건을 조사중이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사건 발생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아프간 병사가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으나 자신들이 이번 공격을 했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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