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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도시 섹스 중독자들 ‘진짜 사랑’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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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03 21:21:15 수정 : 2014-07-03 21: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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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의 시네마 logue] ‘땡스 포 쉐어링’
중독은 현대인의 질병이다. 물론 중독은 매우 오래된 질병이기도 하다. 노름 중독, 알코올 중독과 같은 문제들은 증상을 질병으로 분류하기 이전부터 이미 존재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중독이 현대적인 라이프 스타일과 병치될 때, 그 질감은 더 심각해진다. 인터넷이나 SNS와 같은 쿨미디어가 중독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님포매니악’이 섹스 중독을 철학적이고 근본적인 수준에서 다루는 작품이면 ‘땡스 포 쉐어링’은 섹스 중독을 임상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제목인 ‘땡스 포 쉐어링’의 의미만 봐도 알 수 있다. ‘나눠서 고마워요’라는 의미의 제목은 중독자 그룹 치료의 상투어다. 그들은 자신의 경험담을 고백한 후 멤버들에게 그 나눔을 감사한다.

영화 속 그룹 치료에 모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섹스 중독으로 곤란을 겪는 인물들이다. 그렇다고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지지 못한 것도 아니다. 의사, 사업가 등 멋진 직업을 가지고 제법 성공한 성인처럼 보이지만 섹스 문제에서만큼은 곤란을 면치 못한다.

그들은 자신을 중독에 붙잡아 두는 성적인 자극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쓴다. 하지만 그들 아니 우리 주변, 도시 전체는 사실 성적 자극으로 넘쳐난다. TV 광고나 자유로운 옷차림의 여성들 그리고 거리의 이미지 광고만 해도 그렇다. 메가 시티는 성적인 자극을 토대로 운용되는 듯싶다. 섹스를 병으로 앓고 있는 이들에게는 자유로운 메가 시티의 분위기 자체가 위험이고 유혹이다.

‘땡스 포 쉐어링’의 주인공은 그래도 제법 질병을 극복한 인물이다. 문제는 중독에서 완전한 극복이란 없다는 점이다. 마치 오랜 절연이 있을 뿐 완전한 금연은 없다는 말처럼 말이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몰리는 순간, 중독자들은 자신이 중독되었던 바로 그것으로 도피하고자 한다. 알코올 중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술을 사고 섹스 중독자는 아무 여자라도 좋다라는 생각으로 전화번호를 뒤적이고 거리를 떠돈다. 중독이 심각한 질병인 까닭은 바로 자기 절제력이 유일한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남을 속이기는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보다 훨씬 더 쉽다.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 중독에서 벗어나는 길은 바로 이 당당함이다. 영화 속 중독자들은 위기에 봉착하기도 하지만 다시 극복하고, 중독에서부터 점차 자유로워진다. 스스로를 속이던 의사는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무분별한 섹스로 인간관계를 망치던 여자는 이제 누군가를 도와주게 된다.

주인공 애덤(마크 러팔로)은 이런 말을 한다. “차라리 암에 걸렸던 사실을 고백하기가 낫죠. 암을 고백하면 위로받지만 섹스 중독을 고백하면 심판을 받죠.”

마크 러팔로, 팀 로빈스, 기네스 펠트로 등의 세련된 배우들이 중독과 메트로폴리스의 삶을 훌륭하게 보여준다. 어떤 점에서, 메가 시티에 살아가는 메트로폴리탄은 누구나 비밀스러운 중독을 하나쯤 가지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고백하고 나눠야 한다. 누구나 중독될 수 있다는 것, 그게 바로 영화 ‘땡스 포 쉐어링’이 전해주는 가장 큰 위안이다.

강유정 영화평론가·강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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