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인천 사고 운전자도 미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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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송파 버스 추돌 사고 직전 해당 버스의 블랙박스 영상. 운전사 염모(60)씨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송파경찰서 제공 |
4일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2년 11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발표됨에 따라 광역급행 시내버스와 시외버스 등 특수여객 자동차에 탑승한 승객은 모든 좌석에서 안전띠를 착용해야 한다. 일반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의 경우 승객은 안전벨트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운전사는 반드시 착용해야 하고 이를 어길 경우 단속 대상이 된다.
하지만 세계일보가 이날 서울 시내버스 20대를 무작위로 확인한 결과 절반 이상인 12대의 운전사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운전하고 있었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시내버스를 운전하던 박모(54)씨는 “시내버스 운전자 좌석에 안전벨트를 설치하고 착용할 것을 의무화했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며 “하루 7∼8시간씩 셔츠를 입고 안전벨트까지 하면 숨이 턱 막힐 때가 있어 맸다가 풀었다가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의 통계를 보면 운전자의 안전벨트 착용률은 2008년 72.6%에서 2012년 65.8%로 매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의 안전벨트 미착용 단속 건수는 2008년 96만6873건에서 2012년 41만2437건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시내버스와 같은 업무용 차량은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고, 2012년 11월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되기 전 차량은 안전띠가 설치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일괄적 단속이 어렵다”고 해명했다.
안전벨트는 교통사고 발생시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달 19일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했던 버스 연쇄추돌 사고 당시 버스 운전사 염모(60)씨와 같은 달 21일 인천에서 발생했던 시내버스 교통사고에서 운전사 원모(61)씨도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염씨는 안전벨트를 맸다면 사망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란 설명이다.
교통안전공단 안전평가처 정관목 교수는 “버스와 택시 등의 운전사들이 장시간 운전으로 안전벨트 착용에 대해 불편하다며 클립으로 고정해 일부러 느슨하게 매는데, 사고는 순간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안전벨트 착용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 내부를 촬영하는 블랙박스 등을 통해 운전사가 안전벨트를 착용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지속적으로 안전벨트 착용의 중요성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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