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 Y씨는 평소 옷차림이나 꾸미는 일에 크게 신경을 안 쓰는 편입니다. 털털한 성격이기도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외모가 출중한 편이라 그 자신감 때문인지 굳이 남들에게 잘 보일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요, 본인 생각과는 달리 그에 대한 여성들 반응은 별 좋은 편이 아닌지 서른 여섯인데도 아직 결혼 소식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가 올려놓은 자신의 프로필 사진이 실물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아니 완전히 딴 사람 같았기 때문입니다.
사진 속의 그는 등산이 취미인 까닭에 화려한 등산복을 입고 목에 수건까지 두른, ‘의사’하면 떠오르는 가운 입은 세련된 이미지가 아니라 말하자면 ‘컨츄리 스타일’의 아저씨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를 직접 본 적이 있는 저로서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날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떠오른 생각 하나. 남성들이 외모 많이 본다고 뭐라고 하지만, 여성들도 역시 외모를 따진다는 것입니다.
직장여성 E씨가 그렇습니다. 1주 간격으로 2명의 남성과 맞선을 보았는데, 공교롭게도 조건과 스타일이 많이 달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느 쪽을 만나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하네요.
한 사람은 30대 중반으로 서울 강남권에서 5층 건물을 소유하고 임대업을 하는데, 지방대를 나온 평범한 외모의 남성이고, 또 한 사람은 30대 초반으로 영국에서 박사 과정에 있고, 집안은 평범, 외모는 호감형이라고 합니다.
조건을 보자니 얼굴이 딸리고, 얼굴을 보자니 경제력이 딸리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나더라도 이런 고민을 할 것 같아 둘 중에 선택을 하려니 고민이 된다고 합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누구는 왜 조건만 보느냐, 성격도 봐야지 하는데, 일단은 돈이건, 외모이건, 만나면서 성격을 파악하는 게 아니냐고 합니다. 그 말도 일리는 있지요.
여성들은 남성의 외모를 어느 정도 볼까요?
여성1: 카툰에서 본 건데, 연애에서 외모란 스포츠를 예로 들자면 지역예선과 비슷하다. 그 사람의 내면이야말로 진정한 본선 무대다. 그 말은 내면을 갈고 닦으라는 것이기도 하지만, 예선을 통과 못하면 본선 무대를 밟을 수도 없다. 그러므로 남녀 만남에서 일단은 외모를 보게 되는 건 당연하다. 꼭 외모를 밝혀서가 아니라.
여성2: 내가 볼 때 예선은 나이와 직업, 본선은 외모와 화술, 그리고 결선은 성격과 집안환경이다. 모든 남녀만남의 출발이 외모라는 데는 일단 반대!
여성3: 점점 능력 갖춘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남자 직업과 학벌만 보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남자들도 외모에 신경 써야 하는 시대란 말씀!
여성4: 흔히 20대에는 조건 안 보고 사람 보다가 30 넘어 조건 본다고들 하는데, 조건 보는 여자들은 나이가 무기가 될 수 있는 20대에 승부를 거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오히려 사랑 외치다가 결혼 못한 여자들이 더 많을 것 같다. 결론은 결혼 상대를 만나는데, 무조건 조건, 또는 무조건 외모, 이렇게 어느 것 하나만 본다는 것은 억지 논리이다.
여성5: 남자에 비해 그 정도가 덜하거나 덜 디테일할 뿐, 여자도 남자와 똑같이 두 개의 눈을 가졌다. 당연히 외모를 본다. 단, 그 외모라는 것이 얼굴일 수도 있고, 몸매나 스타일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얼굴은 별 상관 없는데, 배 나온 남자는 게을러 보이고, 자기 관리가 안 될 것 같아 안 좋아한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커플매니저 www.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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