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간 군인과 경찰 35만2000명 중 절반 가까이가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문맹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디펜스 뉴스가 미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밝혔다.
아프간은 오랜 내전으로 교육 기반이 붕괴돼 국민의 문맹률이 90%에 달한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문맹 퇴치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탈레반의 학교 공격, 관리감독 부실 등이 겹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아프간 특별 감사원(SIGAR)은 2010년 이래 NATO가 2억달러를 들여 문맹 퇴치 작업을 했음에도 “NATO의 아프간 관계자들은 아프간군 장병들이 100% 읽고 쓰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현재로서는 비현실적인 일”이라는 견해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아프간 정부 역시 군경의 문맹 퇴치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2년 7월부터 2013년 2월 사이에 훈련을 받은 경찰 중 45%가 읽고 쓰는 법을 전혀 배우지 못한채 현장에 배치됐다. 심지어 아프간 국방부는 2013년 읽기, 쓰기를 훈련 프로그램에 제외했다.
글을 읽고 쓰지 못할 경우 전술 훈련에서 교범을 사용할 수 없어 장병들을 숙달시키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특히 실전에서 NATO군과 합동 작전을 펼칠 때에도 의사소통 등에 심각한 장애가 된다.
하지만 NATO와 미국은 아프간 군경 중 어느 정도 인원이 문맹이 아닌지, 글을 익힌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복무하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NATO군은 아프간 군경의 문맹 퇴치 작업에 대한 개혁을 통해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 차원의 대책이 없으면 2014년말 NATO군 철수 직후에는 군경의 문맹률을 낮출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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