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설 연휴 직후 법원에 밀려드는 이혼신청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대법원에 따르면 작년 설 연휴(2월9일~11일)를 보낸 직후인 3월, 전국 법원에 신청된 이혼소송은 3581건이다. 이는 같은 해 1월 접수된 이혼소송보다 약 14.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런 추세는 2009년 이후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09년 설 연휴 다음 달에 제기된 이혼소송은 4086건(23.9%↑)이다. 2010년은 4223건(28.0%↑)이며, 2011년에는 4229쌍(37.5%↑)의 부부가 이혼을 신청했다. 2012년에는 3755건(16.7%↑)으로 연평균 이혼소송이 4000건에 육박한다. 연평균 증가율도 24.1%나 된다.
전문가들은 터질 듯 말 듯 묵었던 ‘시한폭탄’이 명절 이후 폭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속으로만 삭였던 여성들의 분통이 명절을 보내고 터졌다는 것이다. 이는 시댁과 처가 중 어디를 먼저 갈 것인지 또는 누구는 음식을 하고 누구는 안 하고 등의 가정 문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 가정 상담 전문가는 “설 연휴 여성에게 가사가 집중된 것도 무관하지 않다”며 “연휴 직후 상담 건수가 최대 100%까지 증가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명절 갈등이 적잖게 이혼에 영향을 주는 셈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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