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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오는 신에선 내가 주인공”…‘식샤’·‘미스코리아’ 배우 장원영

입력 : 2014-01-26 21:28:57 수정 : 2014-01-26 21: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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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속물 사무장·피도 눈물도 없는 박부장… 기대보다 훨씬 더 진지했다. tvN ‘식샤를 합시다’에서 귀여운 속물 사무장 최규식 역을, MBC ‘미스코리아’에선 인사 교육을 한답시고 여직원의 엉덩이를 만지고 ‘돌대가리’ 운운하며 언어폭력을 일삼는 박 부장 역을 연기한 배우 장원영(40).

넓은 이마와 오른쪽 눈 밑에 유난히 도드라진 점이 인상적인 그가 TV 화면에 나올 때마다 사람들의 눈은 다른 잘생기고 예쁜 주연 배우가 아닌 ‘최규식’과 ‘박 부장’에 쏠렸다.

서울 금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가 “전체 극의 주인공은 되지 못해도 내가 나오는 신에선 내가 주인공”이라고 말할 때 기자는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드라마 ‘타짜’(2008)에서 계동춘 역을 맡아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그러나 연기 인생은 훨씬 더 길다. 1992년 고등학교 2학년 때 극단에 들어갔다. 당시 연극 ‘바쁘다 바뻐’를 보고 한순간에 연극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학교를 마치면 극단에 갔어요. 그러면 연극 포스터를 수십 장 들고다니며 벽에다 붙이는 일을 했죠. 방학이 되면 극단에서 먹고 자고 공연을 준비하면서 하루 종일 살았어요. 그래도 어머니는 특별히 절 말리거나 하진 않았어요. 특별히 나쁜 짓을 한 건 아니잖아요?(웃음)”

이렇게 오랜 기간 연기를 해온 그지만 처음 드라마 촬영 때는 어려움을 겪었다. 달라진 환경 탓도 컸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낯을 가리는 성격이었다.

“드라마 촬영 현장에 가면 40∼50명의 스태프들이 있어요. 제 연기를 완전히 끌어내기 위해선 그분들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제가 인간관계에서는 좀 겁을 많이 내는 편이거든요.”

서울 금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장원영. 그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설명하며 “모든 연기의 기본이 극본에 있는데, 배우는 그 활자화된 내용을 각자의 시각에서 흔들어 깨워서 앞으로 나아가게끔 한다”고 했다.
김범준 기자
최근에는 이런 성격도 많이 고쳤다. 바로 2009년부터 시작한 연극 봉사 덕분이다. 당시 그는 작품 활동이 없었다. 아무 일도 없으니 하루 종일 집에 있거나 혼자서 산을 가거나 하는 식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때 대학생 때 은사가 전화를 해서 “배우는 작품을 할 때보다 안 할 때 연기를 훨씬 더 갈고닦아야 한다”고 꾸짖었다. 그 말을 듣자 동네 전봇대에 붙어 있는 자원봉사자를 구한다는 한 지역아동센터의 광고지가 눈에 들어왔다.

“센터에서 국·영·수를 가르쳐줄 선생님을 구한다고 말했는데, 제가 배운 건 연극이니깐 그걸 가르쳐 주고 싶다고 했죠. 그렇게 시작한 게 벌써 5년째네요. 촬영 일정만 없으면 매주 월요일 찾아가 연극을 가르치고 연말에는 발표회도 열고 있어요. 아이들과 만나고 돕고 하다 보니 저절로 다른 데 나가서도 자신감도 생기고 좋은 일도 많이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영화, 드라마를 합쳐 장원영이 출연한 작품은 스무 편이 넘는다. 이 중 그가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꼽은 것은 낯선 제목의 영화 ‘레바논 감정’(연출 정영헌).

이 작품에서 그는 스스로가 “연기자로서 한 발짝 더 나아간 느낌”이라며 조심스레 말했다.

“지난해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작품이에요. 감독 집에서 배우, 스태프들이 들어와서 촬영하고 라면 먹고, 또 뒷산에 올라가서 찍고…. 진짜 힘들고 어렵게 찍었어요. 최근에 국내 개봉이 확정돼서 아마 2월 중에 선보일 것 같은데, 너무 기대되는 작품이에요.”

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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