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건 적발… 예산·회계 14건 최다 서울시가 사상 처음으로 오피스텔 실태를 조사하고 관련 법령 개정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오피스텔이 감시의 사각지대로 관리업체와 입주민 간의 마찰 및 내부비리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는 지난 9월 시·자치구 공무원, 회계사 등 전문가와 합동으로 민원 제기가 많았던 서울 지역 7개 집합건물을 대상으로 한 실태점검을 최근 마무리했다고 10일 밝혔다.
합동 점검 결과 51건의 지적 사례가 나왔으며 이중 예산·회계 분야 14건, 관리인·관리규약 운영실태 분야 13건, 관리업체 운영 분야 11건 등이 대부분이다.
건물운영수익금에 대한 운영·지출 근거를 마련하지 못하는 등 예산·회계 분야의 문제점이 도드라졌으며, 입주민이 민원이나 자료 요청을 하더라도 무시당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심지어 합동 점검반의 실태조사에도 협조를 거부한 오피스텔도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건물 수가 적어 민원의 총량은 적었지만 민원의 강도는 훨씬 심각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소유자가 아닌 사람을 동원해 관리단을 구성하는 등 관리규약 운영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공동주택으로 분류되는 아파트는 주택법에 적용을 받아 각종 운영상의 비리나 주민 분쟁에 대해 행정적·법적 조치를 기대할 수 있다. 집합건물의 영역인 오피스텔은 주거용, 업무용 여부에 관계없이 건축법의 적용을 받는다. 건축법에는 관리비나 주민 간 분쟁 등에 대한 조치의 근거가 전무해 상가나 사무실 입주민이 민원을 제기해도 시·구조차 나설 근거가 없다.
게다가 오피스텔의 특성상 업무용 입주민은 사무에 바쁘고, 주거용 입주민은 건물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지 않다. 이로 인해 관리업체들이 관리사무소나 운영위원회를 임의로 선정해 관리비 운용, 각종 사업 시행업체 선정 등에서 밀실 운영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입주민들이 각종 운영 상황을 파악하거나 이의제기를 하기가 힘들다. 사실상 민사소송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시는 시급한 문제로 적극적인 행정개입을 위한 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을 1순위로 꼽았다.
시는 이번 점검에서 발견된 제도개선 사항에 대해 법무부에 법령 개정을 건의하고, 지속적인 실태점검과 시민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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