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응사의 경우 실제 1994년 모습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며 “극 중에는 하숙생들이 모두 출신 지역의 사투리를 사용하고 있는데, 당시 1990년대 학번들은 서울로 올라오면서 대부분 사투리와 같이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을 모두 지우는 경향이 컸다”고 했다. 방송에 나오는 것처럼 걸쭉한 출신지 사투리를 썼던 쪽은 오히려 386세대라는 것이다. 386세대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향수를 강하게 느끼고, 호응하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언어(표준어)의 획일화나 도시로 오기 전 기억에 대한 그리움, 현재 각 계층의 중추적인 위치에 있는 세대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딜레마,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한 바람을 ‘응사’를 통해 대리만족하면서 386세대를 호출해내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경북대 김덕호 교수(국어국문학)는 “현재 서울시민 반 이상은 지방에서 상경해 정착한 사람들이며 원래 그들의 자연 언어는 사투리였다”며 “표준어를 쓰다가도 지방에서 함께 지냈던 친구들이나 가족을 만나면 곧바로 사투리가 튀어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언어에 대한 정체성을 잃고 살아가는 세대들에게 ‘응사’의 사투리는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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