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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그 사람들, 제 연봉을 한 달 월급으로 받잖아요"

입력 : 2013-11-22 10:50:03 수정 : 2013-11-22 10: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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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들은 제 연봉을 한 달 월급으로 받잖아요. 부럽고 괴리감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죠. FA 되라고요? 그게 가능할까요? 사실 그건 바라지도 않고요. 그냥 최저 연봉이나 좀 올랐으면 좋겠어요."

프로야구 최저 연봉(2400만원)을 받고 있는 2년차 선수에게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돌아온 대답이다.

떠들썩했던 프로야구 국내 FA 시장이 18일 막을 내렸다. 15명을 잡는데 들어간 돈이 무려 523억5000만원. 첫 FA 수혜자가 발생한 2000시즌(24억2500만원)과 비교하면 13년 사이 무려 22배나 부피가 커졌다.

FA는 실력이 검증된 선수를 영입해 확실하게 전력보강을 꾀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자금이 풍부하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지만 선수들 역시 8~9년 꾸준히 뛰면 '대박'을 칠 수 있기에 더욱 몸 관리에 신경 쓰게 되는 효과도 있다.

또한 '즉시 전력'인 주축 선수의 이적은 프로야구 판세의 지각변동을 이끌어 한층 더 야구팬을 설레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올해 스토브리그에 뿌려진 523억원5000만원이라는 액수는 아무래도 불편하다. 올 시즌 프로야구 9개 구단 정규 시즌 입장수입은 587억8541만원이다. 올해 FA 시장에 투입된 금액과 약 60억원밖에 차이가 안난다.

더욱이 입장수입은 몇몇 구단이 독식한다.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입장수입(약 34억원)으로는 FA 정근우 영입 비용(4년 70억원)의 절반도 메울 수 없다. FA 시장이 국내 야구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비판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흥분제를 단단히 맞은 FA 시장은 내년에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최정(SK)의 몸값으로 벌써부터 100억원이 거론되는 등 좀처럼 가라앉을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벌써부터 "2014년 FA 시장은 6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날로 커지는 시장과는 달리 FA 도입 10년을 훌쩍 넘어서고도 시스템에서는 별다른 발전이 없다. 현재 '선수 연봉의 200%+보상선수 1명(보호선수 20명 외)' 또는 '연봉 300% 보상'으로는 FA 광풍을 잡기는 버거워 보인다.

프로농구의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과 메이저리그(MLB)의 사치세(연봉총액이 일정액을 넘긴 팀에 부과하는 세금 개념의 벌금)까지 도입하지 않더라도 과열된 시장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메이저리그의 '퀄리파잉 오퍼'(Qualifying offer)도 추천할 만하다. 신시내티 레즈가 추신수에게 쓰면서 잘 알려진 퀄리파잉 오퍼는 원 소속팀이 FA 선수에게 메이저리그 전체 상위 125명의 평균연봉을 제안, 1년 더 계약을 연장하는 방법이다.

만약 다른 팀에 빼앗기게 돼도 FA 선수를 보낸 원 소속팀은 다음해 신인드래프트 상위지명권을 획득, 유망주를 키울 수 있다. 선수수급이 어려운 국내 프로야구 특성상 메이저리그보다 더욱 큰 효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있다.

탬퍼링(tampering·사전접촉)에 대한 엄격한 제재도 필요하다. '지키는 구단만 바보'라는 인식이 팽배해질 경우 FA 시장은 더욱 혼탁해질 수밖에 없다.

수도권 프로야구 한 구단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제시액을 선수에게 말하고 원하는 액수를 알려달라고 해도 (선수들이)믿는 구석이 있는지 말도 안하더라. 믿는 구석이 없다면 그렇게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탬퍼링에 대한 의구심을 제시하기도 했다.

원 소속 구단과 수 차례 만나고도 합의를 하지 못했던 정근우와 이용규가 한화와 불과 8시간 만에 초고속 합의를 이끌어 낸 것도 의혹이 짙다. 특히 원 소속팀인 SK에서 제시한 70억원을 거절한 정근우가 한화에서 같은 액수를 받고 입단했다고 발표한 부분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아울러 FA 500억원 시대에 접어든 프로야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수년이 지나도록 오르지 않는 최저연봉이다. 2009년에 2400만원으로 설정된 프로야구 최저연봉은 4년이 넘도록 그대로다.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깎인 셈이나 마찬가지다.

내년 시즌 연봉으로만 10억원을 받게 되는 강민호(롯데)와 무려 42배나 차이가 난다. 함께 뛰는 선수들의 괴리감이 없을 수 없다.

프로야구는 1군 엔트리만 26명이다. 최소 9명이 있어야 한 팀을 이룰 수 있는 단체경기다. FA 광풍에서 빗겨난 선수들의 아쉬움도 달랠 수 있어야 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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