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온 레티 홍화씨는 아들을 죄인의 심정으로 바라본다. 15년 전 한국 남자와 결혼한 그녀는 현재 두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다. 남편은 수천만원의 빚을 남기고 사라졌다. 하루가 멀다 하고 지속되는 빚 독촉보다 그녀를 괴롭히는 건 두 아들을 차별하는 한국 사회의 시선이었다. 두 아들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친구들로부터 왕따와 괴롭힘을 당했다. 22일 오후 10시 방송하는 KBS1 ‘파노라마’는 다문화 가정이 처한 현실과 도움의 손길로 피어나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레티씨의 아들 경민(15)이는 초등학교 때 친구들로부터 “베트남으로 돌아가라”는 놀림을 받았다. 학교 생활은 엉망이 됐고 성적은 꼴찌로 추락했다. 아이는 말이 없고 우울한 성격으로 변했다.
그런데 선생님의 작은 배려와 관심으로 경민이가 달라졌다. 과학 선생님은 가해 학생을 불러 상담했고, 경민이가 성적이 뛰어난 학생과 함께 공부하도록 배려했다. “애들한테 놀리고 맞는 것도 힘들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서 더 힘들었습니다.” 아이는 눈물을 흘리며 아픔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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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방송하는 KBS1 ‘파노라마’는 다문화 가정이 처한 현실과 도움의 손길로 피어나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
제작진은 “세상을 배워야 할 나이에 절망하고 외톨이가 되면 이들의 상처가 개인적 손실은 물론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아이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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