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7일 오전 3시27분(현지시간 6일 오전 11시27분) 아시아나항공 214편이 착륙하던 중 활주로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행기 꼬리 부분이 활주로에 닿으면서 떨어져 나갔고 동체 상단에서는 화재가 발생했다. 일부 탑승객은 사고기가 착륙하면서 활주로와 이어진 방파제를 들이받았다고 증언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사고로 사망자 2명, 부상자 181명이 발생했다며 부상자 중 49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2명은 16세, 17세 중국인 여학생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한국인 승객 77명 중 44명이 샌프란시스코 공항 인근 10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에서만 어린이 2명을 포함해 한국인 환자 10명이 중태라고 전했다.
외신은 동체 절반 이상이 불에 탄 항공기에서 난 피해 규모로는 극히 작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CNN은 “비상상황에서 탈출 요령을 숙지하고 이를 훌륭히 소화해 낸 승무원과 이에 적극 동참한 승객이 최악의 화(禍)를 막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사고기에 끝까지 남아 승객이 비상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 사고 피해를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는 활주로에 착륙하고 비상탈출구를 통해 승객이 대피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화염에 휩싸였다. 조금만 비상탈출이 늦었더라도 사상자 규모가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항공기 비상상황 시 90초 이내에 대피하는 게 중요하며 모든 항공기에는 90초 이내 비상탈출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연방항공청(FAA)은 사고조사반을 현장에 급파했다. CNN은 7일 NTSB가 비행기록장치(일명 블랙박스)를 수거했으며, 워싱턴에서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데버라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충돌 원인을 결정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모든 것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는 “이번 사고가 테러공격에 의한 것일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은 사고조사대책반을 현지에 보내고 미국 당국과 합동조사에 나섰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제탑과 사고기 간 긴급 교신이 착륙 후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밝혀 착륙 과정에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진호 기자, 샌프란시스코=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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