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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공원 같은 국회’로 놀러 갑니다

입력 : 2013-05-04 15:18:05 수정 : 2013-05-04 15: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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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참관 일반인 年 ‘50만명’
과거 권위주의 이미지 탈피… 각종 편의시설·서비스 제공
잔디밭·전시실 ‘관광코스’로… 외국인 등 단체 관람객 호응
고경자(62·여)씨는 3일 난생 처음 국회를 방문했다. 넓고 푸른 잔디밭, 곳곳에 심어진 꽃과 나무를 보고 있으면 공원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아름다운 경치에 한참 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을 정도다. 국회에 간다고 하니 주변 지인들에게서 “만날 싸움만 하는 곳을 왜 가느냐”는 핀잔만 들었다. 그래도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에 좋은 기회다 생각하고 왔는데,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씨는 “TV에서만 보던 곳을 실제로 보니까 훨씬 다른 느낌이 든다”며 “‘우리나라가 참 대단한 나라’라는 생각과 함께 평소에 모르고 있던 애국심 같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안내인에게서 의원동산과 한옥건물인 사랑재 등 풍경 좋은 곳이 있다는 말을 듣자 “이따가 가봐야겠다”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국회를 찾는 일반인이 늘고 있다. 4, 5월 벚꽃축제 기간 국회가 개방되면서 2011년부터는 연중 참관인 50만명 시대를 열었다. 과거 특권과 권위주의의 상징에서 친근한 국회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폭력·정쟁 등 정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효과도 크다.

국회 방문자 센터 등에 따르면 국회 참관인은 2008년과 2009년 각각 39만명, 36만명 정도였으나, 2010년 들어 44만명으로 증가했다. 2011년과 지난해에는 2년 연속 5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만 해도 벌써 19만여명이 국회를 찾았다. 이날 하루에만 50여 단체에 2000여명이 국회를 방문했다.

국회를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변화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다. 과거엔 국회에 대해 특권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사회가 민주화하고 자유로워지면서 동네 공원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가볍게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 보이지 않는 노력도 한몫했다. 2010년부터 방문자센터를 만들어 국회의사당과 헌정기념관 참관 관리를 일원화했다. 이전까지는 경호과가 국회의사당 관리를 별도로 맡은 탓에 친숙한 분위기를 연출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 14명의 참관 해설사가 방문객에게 국회의 역할과 역사, 각종 보관 자료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간편하게 참관을 신청할 수 있다.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로 국회 내에서 전기자동차가 정기 운행한다. 일명 코끼리 자동차로 불리는 14인승 규모의 이 전동차는 국내 관공서 최초로 도입됐는데, 인기가 좋아 관람객이 30, 40분씩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관광 코스로도 활용된다. 서울 여의도에 온 외국인 관광객은 63빌딩을 보고 KBS와 MBC 방송국을 견학한 뒤 마지막으로 국회 관람을 한다. 봄이나 가을이면 잔디밭에서 모여 도시락을 먹는 관광객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지난해에만 500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국회를 찾았다. 국회 사무처 홍보기획실 이경우 사무관은 “누구에게나 친근한 이미지의 국회를 만들어 일반 국민이 정치와의 거리를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우승·박세준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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