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이른 아침, 경찰서에 ‘아줌마 부대’ 30여명이 모여들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일대에서 일명 ‘새마을계’로 이름을 날렸던 계주 이모(67·여)씨를 만나기 위해서다. 이들이 계주 이씨를 마지막으로 본 지 9개월이 지났다.
노량진동 토박이인 이씨는 30년 넘도록 계를 운영했다. 이씨의 남편은 노량진동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 아들은 회계사였다. 좋은 집에 살지만 검소하고, 계산이 정확한 이씨에게 계원들이 모여들었다. 그렇게 모인 계모임만 9개. 3000만원과 5000만원짜리 번호계 9개가 순탄하게 돌아갔다.
이씨를 30년 가까이 알고 지낸 김모(67·여)씨는 ‘이씨가 은행보다 정확하다’며 아들과 며느리 돈까지 끌어다 6개의 계에 5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7월 노량진동이 뒤집혔다. 딸의 결혼자금과 남편의 퇴직금, 주택자금 등 계원 43명으로부터 모은 46억원을 갖고 이씨가 사라졌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24일 경남 진주에서 남편과 함께 숨어지내던 이씨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관계자는 “이씨가 3개월마다 은신처를 옮겨 다녔으며, 검거 당시 은신처에는 밥그릇 2개와 이불 한 채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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