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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인터뷰] 치바사운드, 순정마초들의 열정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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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3-23 16:11:15 수정 : 2013-03-23 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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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바사운드(Chiva Sound) :
1. 오렌지색 정장을 갖춰 입고 사탕을 들고 있는 네 남자.
2. 디스코도 트로트도 아닌, 애매모호한 ‘뽕발’의 음악을 하는 밴드.
3. 그냥 ‘무대에서 신나게 놀자’가 모토인 30대 오빠들.

“안녕하세요. 치바사운드입니다.”

직장인밴드에서 홍대 인디밴드를 거쳐 ‘대중의, 대중을 위한’ 음악을 하겠다고 나선 네 남자가 있다.

리더 치바(보컬·36)를 필두로 임종하(기타·32), KJ(베이스·31), 대팔(드럼·27)로 이뤄진 4인조 남성 록밴드 치바사운드다.

8년 전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치바(본명 채정호)와 임종하는 막연한 ‘꿈’이었던 음악 한 번 해보자며 직장인밴드를 결성했다.

그리고 2009년 “그냥 우리 음악만 하자”는 리더 치바의 제안에 둘 다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치바사운드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KJ(본명 신광식)와 대팔(본명 이대원)은 이때 치바와 임종하의 꼬임(?)에 넘어가 멤버의 일원이 됐다.

“우리 이제 어떻게 먹고 살지?”란 고민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오기로 묵묵히 누를 수 있었다. 소속사(락킨코리아)를 만나 지난달 초 첫 디지털 싱글앨범도 발매했으니 목표했던 꿈의 반(半)은 이룬 셈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수입요? 과거의 5분의 1도 안 되죠. 그런데도 (생활을) 버텨낼 수 있었던 비결이라면, 안 쓰고 안 먹기? 여자친구 만나는 것도 잠시 미뤄둔 채. 하하”(임종하)

생활고(?)에 시달릴 때마다 리더 치바가 원망스럽지 않았냐는 질문에 멤버들은 “그때 우리 만나지 말 걸”이라며 농 섞어 답한다. 한 마디로 우문(愚問)에 불과했다.

“저희보고 ‘중고신인’이란 말을 많이 하는데, 그만큼 이쪽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친구들이에요. 아마 홍대 인디신에서 활동하는 거의 대부분의 뮤지션들이 그렇겠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과 꿈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도 없었겠죠. 그런 면에서 모두 동병상련의 입장이기 때문에 서로 격려해줄 수밖에 없어요. 끈끈한 가족애가 여기서 생겨나는 거죠.”(치바)

◆ ‘디스코+트로트+록’ 결합한 디스트록 추구

네오 디스트록. 장르명도 특이하다. 무대에 설 때마다 형광 오렌지색 정장을 맞춰 입고 관객들 앞에 서는 치바사운들의 정체성은 ‘오렌지, 그리고 네오 디스트록’으로 규정지을 수 있다.

“오렌지 의상요? 일단 저희 첫 싱글 타이틀이 ‘미스터 캔디’인데, 사탕하면 떠오르는 색? 빨간색이나 노란색 사탕도 있지만, 치바사운드의 느낌에 맞게 눈에 잘 띄고 정열적인 색깔이 바로 오렌지라고 생각했어요. ‘네오 디스트록’은 ‘네오(Neo)+디스코(Disco)+트로트(Trot)+록(Rock)’의 합성이에요. 강렬한 디스코 비트와 누구에게나 친숙한 트로트, 뽕발 넘치는 멜로디에 직설적이고 트렌디한 가사를 덧입혀 치바사운드만의 음악을 완성했죠.”(대팔)

무대에만 서면 네 남자들, 일단 정신없이 논다. 무대 위에서 한바탕 즐기기. 이것이 바로 치바사운드의 모토다.

이른바 7080문화가 키워드로 자리 잡은 지금, 치바사운드가 추구하는 모토에 호응해줄 잠재 팬들과 관객들도 많을 거라 확신한다. 직장과 가정생활에 지쳐 때로는 일탈을 꿈꾸는 30~40대 직장인부대의 마음을 ‘뻥’ 뚫어줄 활력소 밴드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 각종 밴드대회 수상… “박명수와 한 무대 서고파”

왜 ‘중고신인’이란 말을 자주 듣나 했더니, 치바사운드는 이미 각종 밴드대회에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2011 대한민국 라이브뮤직 콘테스트’ 대상(문화부장관상) 수상을 비롯해 ‘2009 MBC 문화콘서트 난장 지역밴드열전’ 금상 등 수많은 밴드 경연대회에서 입상했다. 경연을 통해 매달 1팀을 선정하는 ‘삼성 딜라이트 뮤직 페스티벌’에서는 왕중왕에 선발되는 기염을 토했다.

“수상경력은 화려하지만, 인디밴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다보니 큰 화젯거리로 이어지지는 못했죠. 그러다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서 보다 안정적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오는 6~7월에는 새 앨범도 발표할 거예요. 예정대로 라면 10~12곡을 담은 정규 1집이 될 것 같아요. 그때도 치바사운드의 색깔은 ‘오렌지’일 겁니다.”(치바)

앞으로 추구하는 음악에 대해 물으니 “실험적인 음악과 대중적인 음악 사이 접점을 찾고 싶다”며 야심찬 각오를 밝혔다. 가사는 대중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지만, 멜로디나 음색만큼은 치바사운드의 개성과 실험정신이 담뿍 들어간 음악을 하고 싶다는 거다. 사실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란 걸 너무도 잘 아는 그들이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대중도 좋아하게 만드는 거요? 그게 가장 어렵죠. TV에서 박명수 선배님의 음악을 접하면서 우리와 색깔이 잘 맞는단 생각을 해봤어요. 한 마디로 선배님 음악엔 ‘실험’이 가득한데 대중은 좋아하잖아요. 뭣보다 함께 보고 듣고 즐기고 느끼는 음악을 한다는 게 저희와 잘 맞을 거란 생각했어요. 우리도 무대 위에서 ‘버럭’하면서 정신없이 놀 수 있거든요. 박명수 선배님, 연락 한 번 주세요.”(대팔) 

치바사운드는 요즘 봄을 맞아 각종 대학축제와 벚꽃축제, 홍대 클럽 공연 등 각종 라이브 공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어느 밴드가 안 그렇겠냐만, 치바사운드야 말로 무대를 진정 즐길 줄 아는 순정마초들이다. 그들만의 음악적 진화, 그리고 대중과의 소통을 기대해본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락킨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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