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조선왕조 제왕투구와 갑옷, 90여년만에…

입력 : 2013-02-18 02:41:05 수정 : 2013-02-18 02:41:05

인쇄 메일 url 공유 - +

“그동안 생각했던 제왕 투구의 모습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유물입니다.”

조선시대 제왕의 투구가 처음 공개된 지난 12일 오후 브루클린 박물관의 수장고 스터디룸에서 혜문 스님은 “오랜 세월 제왕의 투구와 갑옷을 찾기를 소원했는데 오늘 마침내 그 꿈을 이뤘다”며 합장을 하며 감격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현존하는 제왕의 투구는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도 소장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그 실체가 전문가들에게 공개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브루클린 박물관의 투구와 갑옷이 공식 확인된 유일한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혜문 스님은 “그동안 머리로 상상하고 가슴 속에만 두었던 제왕의 투구가 실제 모습과 완벽하게 일치해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제왕의 투구는 지금까지 현존하는 유물이 확인된 적이 없고 기록도 남아 있지 않아 스님은 오랜 연구와 고증 작업을 통해 제왕 투구의 실물을 그려왔다고 털어놓았다.

근 90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제왕의 투구와 스님의 만남은 실로 특별한 인연이 작용했다. 지난 2009년 브루클린 박물관에 조선시대 투구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스님은 지난 3년 간 두 차례나 이곳을 찾아 특별 열람을 신청했지만 잇따라 거절됐다.

지난달 보스턴 미술관에 소장된 부처님진신사리 환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다시 미국에 온 스님은 보스턴 미술관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아시아 미술 담당 조앤 커민스 큐레이터를 소개받게 됐다.

두 번 다시 없을 기회임을 직감한 혜문 스님은 그 자리에서 투구와 갑옷을 보여줄 것을 간곡히 요청, 마침내 특별 열람을 허락받았다. 브루클린 박물관은 휴관일인 화요일에 혜문 스님 일행을 위해 통째로 시간을 내주었다. 외부인에게 결코 공개하지 않는 수장고로 직접 안내, 투구와 갑옷을 보여주고 12세기 고려청자의 걸작품 청자 연꽃 모양 주전자 등 박물관이 소장한 국보급 한국 문화재들을 장시간 소개하는 친절을 베풀었다.

美브루클린박물관의 한국 반출 걸작품 청자연꽃 모양 주전자
브루클린 박물관이 소장한 한국 관련 유물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보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관은 일본관의 3분의 1 크기로 협소하지만 한국 유물을 정비하여 2015년 대대적으로 재개관할 예정이다.

조선왕조 원수 투구..뉴욕 브루클린박물관 공개
이날 제왕의 투구와 함께 공개된 나머지 두 개의 투구도 각각 대원수(제왕)와 원수(장군)의 것으로 추정되는 엄청난 유물들이다. 이른바 용봉문두정투구(龍鳳紋豆釘甲)로 불리는 대원수 투구는 상단에 넝쿨무늬와 만자(卍字) 무늬가, 하단에 넝쿨무늬와 봉황 무늬가 투각돼 있고 이마덮개 부분에 큰 덕(德)자가 부조됐다. 날개를 다는 걸개만 없을뿐 이마 부위엔 중앙의 여의주를 향하여 좌우에서 비룡이 날아드는 형상을 새겨 한눈에 보아도 제왕의 투구임을 알 수 있다.

홍색의 제왕갑옷을 살펴보는 혜문 스님
투구와 짝을 이룬 밝은 홍색의 갑옷은 어깨에 일체형의 용형상 견철(肩鐵)이 달려 있는데 용머리를 누르면 입을 벌렸다 다물도록 설계돼 놀라움을 자아냈다. 목 주변은 택사잎에 꽃무늬 장식을 더했고 가슴 중앙에 해태 모양의 단추를 달아 여밀 수 있게 했다.

혜문 스님과 동행한 미주불교문화원의 김정광 원장은 “값을 따질 수 없는 우리 민족의 보물들을 늦게나마 확인하게 돼 너무도 다행스럽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일반에 공개도 하고 본국에서도 전시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뉴시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윤아 '청순 미모'
  • 윤아 '청순 미모'
  • 최예나 '눈부신 미모'
  •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에스파 카리나 '민낮도 아름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