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커지고 대용량 콘텐츠 사용 편리
갤노트2, 시장 선도… 비싸도 인기
옵티머스 뷰2·베가 넘버6 등도 각축

최근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에 ‘패블릿(Phablet)’ 바람이 불고 있다. 패블릿은 휴대전화(Phone)와 태블릿(Tablet)의 합성어로, 전화 기능에 태블릿의 장점을 결합한 5∼6인치대 스마트폰을 말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정보검색과 멀티미디어 콘텐츠 사용이 늘면서 큰 화면을 채택한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를 필두로 LG전자, 팬택 등이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 ‘큰 놈’을 원한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패블릿 예상 출하량은 6040만대로 지난해 출하된 2560만대보다 약 136% 증가할 전망이다. 또 2016년까지 두자릿수의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패블릿 제품은 해외보다 국내에서 인기가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통신망이 발달했기 때문에 영상 등 대용량의 콘텐츠 사용량이 많고, 이 때문에 보다 큰 화면의 제품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은 대화면이 대세”라며 “화면이 큰 스마트폰을 쓰던 소비자가 작은 스마트폰을 다시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향후 대화면의 스마트폰을 대거 시장에 내놓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태블릿 시장의 경쟁자들
현재 국내외에 출시된 대표적인 패블릿 제품으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2’와 ‘갤럭시 그랜드’, LG전자의 ‘옵티머스 뷰2’, 팬택의 ‘베가 넘버6’, 중국 화웨이의 ‘어센드 메이트’가 있다.
‘갤럭시 노트2’는 패블릿 시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대형 스마트폰이다. 이 제품은 100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임에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갤럭시 노트2의 가장 큰 강점은 압력 감지 방식의 ‘S펜’이다. 기본 탑재된 S펜을 이용하면 더욱 쉽고 정확하게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쓸 수 있다.
S펜을 디스플레이 근처에 가져가기만 해도 이메일, 사진, 비디오 등 콘텐츠 내용을 미리 볼 수 있는 ‘에어뷰’, 화면 어디서나 S펜으로 이미지, 문서 등을 원하는 모양으로 복사해 잘라냈다가 붙일 수 있는 ‘이지클립’ 등은 갤럭시 노트2만이 가진 독특한 기능이다.
화면을 두 개로 분리해 동영상, 인터넷, 사진, 메시지 등 10개 이상의 다양한 기능을 동시 실행할 수 있는 ‘멀티윈도’ 기능도 편리하다.
갤럭시 그랜드는 S펜이 빠진 삼성의 패블릿 제품으로 대신 출고가를 70만원대 초반으로 크게 낮췄다. 독자적으로 채택된 신기술은 없지만 문자 메시지 확인 중 스마트폰을 귀에 대면 전화가 걸리는 ‘다이렉트콜’, 사용자의 눈을 인식해 화면 꺼짐을 방지하는 ‘스마트 스테이’ 등 갤럭시S3에 채택됐던 기술이 그대로 채용됐다. 하드웨어 사양도 최고급 스마트폰에 뒤지지 않는다.
LG전자의 옵티머스뷰 시리즈는 4대 3 비율의 화면비를 적용해, 다른 패블릿 제품들에 비해 가로 길이가 길다. 일반적인 책과 비슷한 비율로, 문서나 인터넷 검색 등을 할 때 편리하다.
옵티머스 뷰2는 가전제품 리모컨을 대체하는 ‘Q리모트’, 두 개의 화면을 투명도를 조절해 겹쳐서 볼 수 있는 ‘Q슬라이드’ 기능을 탑재했다. 또 44개의 언어를 카메라 스캔으로 인식해 최대 64개의 언어로 번역해주는 ‘Q트랜스레이터’ 기능도 갖추고 있다.
별도로 판매되는 열쇠고리 모양의 ‘원 키’를 이용하면 스마트폰 찾기와 카메라 원격 조작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 원키의 키를 누르면 옵티머스 뷰2에서 경고음이 울려 쉽게 찾을 수 있다.
팬택의 베가 넘버6는 국내에 선보인 스마트폰 중 가장 큰 5.9인치 대화면을 채택했다. 화면이 크다 보니 한손으로 조작이 어려운 점을 감안, 뒷면에 별도의 터치패드를 달았고 이를 이용해 화면전환, 전화받기, 애플리케이션 실행을 할 수 있다. 경쟁사 제품들이 2개의 화면을 동시에 띄우는 것과 달리 베가 넘버6는 최대 9개의 애플리케이션 창을 한꺼번에 띄울 수 있다. 전면 1200만화소, 후면 200만화소의 카메라를 달았으며 배터리 용량도 국내 최고 수준이지만 출고 가격은 80만원대로 경쟁 제품들보다 낮다.
화웨이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 2013’에서 공개한 패블릿 제품 ‘어센드 메이트’는 아직 국내 출시 가능성을 알 수 없지만 올해 주목해야 할 제품이다.
어센드 메이트는 1920×1080 해상도의 6.1인치 화면과 1300만화소 카메라, 4000㎃h 배터리 등 현재 출시된 고사양 스마트폰과 같거나 더 높은 사양의 부품을 탑재했다. 방수 기능까지 갖췄지만 가격은 3000위안(약 51만원)으로 기존 제품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화웨이는 삼성, 애플에 이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며 저가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를 굳혔으며, 고급 제품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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