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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팔 자치기구 ‘한지붕 두가족’ 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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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하마스’ 온건 ‘파타’ 갈등
‘가자휴전’ 이끈 하마스 우세
무장 지속 선언… 이, 경비강화
한 지붕 두 가족.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비유하는 말이다. 가자지구는 강경 성향의 하마스가, 요르단강 서안지구는 온건 성향의 파타가 통치하고 있다.

하마스와 파타는 팔레스타인의 독립방식을 놓고 오랜 기간 대립해 왔다. 파타가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외교적 협상 노력을 기울이는 데 비해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타협을 극구 거부한다. 파타의 마무드 압바스 수반이 유엔에서 팔레스타인 지위 격상을 추진하자 하마스가 반대하는 게 단적인 예다. 파타와 하마스는 노선 차이를 두고 대립하다 2007년 내전을 겪은 후 자치정부를 분할 통치해 오고 있다.

하마스는 제1차 인티파다 봉기가 한창이던 1987년 당시 평화적 공존을 추구하던 파타의 노선에 회의를 가진 야마드 야신이 설립한 이슬람 단체다. 하마스는 1993년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는 오슬로협정 체결에 반대하면서 이스라엘에 자살폭탄 공격 등 무장 활동을 해 오다 2006년 정권을 잡았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미국은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했다.

이스라엘의 눈엣가시였던 하마스가 이번 이스라엘과의 휴전 합의를 계기로 국제 사회에서 크게 인지도를 높였다. 이스라엘에 거침없는 공격을 했고 휴전 과정에서도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 냈다. 무사 아부 마르주쿠 하마스 정치국 부위원장은 24일(현지시간)에도 “강력한 무기만이 이스라엘의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며 조직의 무장화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연결된 도로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팔레스타인인의 예루살렘 알아크사 모스크로의 접근을 막는 등 경비를 강화했다.

반면 파타의 압바스 수반은 크게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압바스는 해방운동을 이끌어 온 야세르 아라파트 사후 취임했으나 줄곧 리더십을 조롱당해 왔다.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을 위해 그들의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하는데도 아무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은 가뜩이나 불신받는 압바스의 지도력에 결정타를 날렸다.

갈등만을 반복해 오던 하마스와 파타, 지하드 이슬람의 지도자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한 22일 팔레스타인인이 승리의 환호성을 지르는 가운데 하마스 지도자 칼리드 마샬은 “오늘 우리의 단합이 실현됐다. 하마스와 파타는 한편이고 하나의 소총과 하나의 로켓을 가지고 있다”고 외쳤다.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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