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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오른쪽 두번째)가 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제원기자 |

21일 양측이 제시한 여론조사 설문 항목은 크게 엇갈렸다. 여론조사 설문 내용과 관련, 문 후보 측은 ‘지지도’를, 안 후보 측은 ‘경쟁력’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문 후보 측이 이날 오전에 제시한 문구는 전날 적합도에서 단순지지도로 바꾼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중 누구를 야권 단일후보로 지지하십니까”이다. 이렇게 물어야 새누리당 지지층을 배제할 수 있고, 새누리당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쉬운 야권 후보를 고르는 역투표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문 후보 측 주장이다.
이와 달리 안 후보 측은 “박 후보와 문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십니까”, “박 후보와 안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십니까”는 두 개의 질문을 동시에 던져 본선 경쟁력 위주로 단일 후보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박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문 후보보다 경쟁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 대변인들의 신경전도 격화됐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안 후보 측이) ‘제발 가상조사 대결을 받아 달라’고 얘기를 했다”고 브리핑했다가 뒤늦게 “제발이라는 표현은 없었다고 한다”고 정정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진 대변인의 브리핑은 사실이 아닌 거짓으로 판명됐다”면서 “사과와 자체 엄중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반격했다.
◆여론조사 시점 놓고도 신경전
여론조사 시점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도 치열하다. 문 후보 측은 주중을 선호했으나 안 후보 측은 주말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젊은층 지지도가 높은 안 후보 측은 주말이 주중보다 젊은층의 응답률이 높아진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양측의 입장이 갈리면서 절충안으로 23, 24(토요일)일 이틀간 진행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여론조사 시기는 하루 더 늦춰질 수도 있다.
휴대전화 반영 비율도 쟁점이 됐다. 2002년 단일화 여론조사에서는 100% 집전화로 조사했지만 지금은 휴대전화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KT 전화번호부 등재비율도 낮아진 상태다. 휴대전화 비율이 높아질수록 젊은층의 참여율이 높아질 수 있다. 휴대전화와 집전화 반영비율에 따라 조사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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