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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이 심어준 꿈·사랑 떠올리며 환자 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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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임연심 선교사 추모사업 찾은 케냐 의사 존슨 에키로 검은 피부의 청년이 평생 독신으로 산 한국 여성을 ‘마더(mother·어머니)’라고 불렀다. 케냐 국영병원 의사로 일하는 존슨 에키로(29)는 26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임연심 선교사 추모사업 설명회’에 참석해 주최 측이 마련한 추모 동영상을 보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그의 ‘어머니’는 케냐 투르카나에서 30년 가까이 고아들을 돌보다가 지난 8월 61세를 일기로 타계한 임 선교사다.

“여섯 살 때 그분을 처음 뵈었어요. 어머니는 고아원에 방치된 우릴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셨죠. 제일 먼저 빵을 사서 나눠주셨어요. 어머니가 오신 뒤 처음 속옷이란 걸 입어봤습니다.”

26일 고 임연심 선교사 추모사업 설명회에 참석해 추모 동영상을 보던 존슨 에키로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임 선교사가 아무 연고도 없는 케냐 땅을 밟은 건 1984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독실한 신자였던 그는 아프리카 선교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훌쩍 케냐로 떠났다. 임지인 투르카나는 물을 구하려면 4㎞는 걸어야 하는 척박한 땅이었다. 그곳에서 임 선교사는 버림받은 아이들과 운명처럼 마주쳤다.

“피부 빛깔이 다른 사람이 우릴 품어주는 게 의아했어요. 사실 대여섯 살 먹은 애들이 얼마나 엄마 품을 그리며 보챕니까. 천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죠. 동영상을 보면 어머니가 아이 다리에 난 상처에 고름이 흐르고 벌레가 기어다녀도 개의치 않고 치료하시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당시 고아원에 있던 애들 모두에게 그렇게 하셨습니다.”

고 임연심 선교사가 생전에 케냐 투르카나에서 고아들을 돌보던 모습.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임 선교사는 아이들에게 늘 ‘꿈’을 얘기했다고 한다. 문맹률이 95%에 이르는 투르카나에서 아이들이 ‘까막눈’을 면할 수 있게 글을 가르치고 책을 사줬다. 때가 되면 근처의 학교에도 보냈다.

“어머니는 우리에게 ‘성경을 읽어라, 기도해라, 실천해라, 학교에 가서 공부해라’. 이 네 가지를 끊임없이 주문하셨습니다. 설령 누가 잘못하더라도 솔직히 인정만 하면 다 용서해주셨죠.”

‘기적’이 일어났다. 고아원에 있던 애들은 교사·은행원·회계사 등으로 성장했다. “의대를 1등으로 졸업해 의료선교사가 되겠다”고 했던 아이는 정말 그렇게 됐다. 케냐 최고의 나이로비 의대를 졸업한 존슨 에키로가 주인공이다. 에키로는 “케냐는 의료사정이 나빠 하루 8시간 이상 수술을 하기도 한다”며 “그래도 어머니의 사랑을 떠올리며 환자를 돌본다”고 말했다.

임 선교사는 박테리아 감염과 고열, 호흡곤란 등으로 지난 8월4일 투르카나 현지에서 사망했다. “내가 죽거든 심장은 투르카나에 묻어달라”는 유언에 따라 심장만 그곳에 남았다. 나머지 시신은 국내로 운구돼 경기도 파주 크리스천 메모리얼파크에 안치됐다. 국제구호단체 굿피플(회장 김창명)은 임 선교사의 숭고한 삶을 기리고자 투르카나에 가칭 ‘임연심 중·고등학교’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어머니는 늘 우리들 밥을 챙기시느라 당신은 마지막에 드셨죠. 우리가 ‘제발 좀 쉬세요’라고 하면 ‘됐어, 괜찮아’라며 웃으셨어요. 하나님이 피곤해 하는 어머니를 쉬게 하려고 하늘나라로 불러들인 것 같아요. 하나님, 제게 이런 어머니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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