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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집기양단(執其兩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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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10-26 19:29:48 수정 : 2012-10-26 19:2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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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논리-. 시급히 버려야 할 병폐다. 매사 ‘내 편 아니면 네 편’ 식 이분법적 사고는 조직을 쇠하게 하고 구성원 간 인간성마저 황폐케 한다.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공자가 성군 순 임금의 덕을 흠모하면서 “양 극단을 파악한 뒤, 거기서 가장 적절한 말과 행동으로 백성에게 적용했다(執其兩端 用其中於民)”고 한 가르침은 큰 깨우침을 준다. 중용의 상생정신이다. 원문에서 보듯 ‘가장 적절한 말과 행동’은 ‘가운데 중(中)’으로 쓰고 있다. 되새겨 보자. 중간은 물리적인 거리나 시간의 제약을 받지는 않는다. 이동과 변환이 가능하다. 상대에 대한 사려 깊음과 세심한 배려가 전제돼 있으면 포용의 시너지는 무한대일 정도로 크다.

그렇다.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밸런스 유지에 힘써야 한다. 논어에 지나침은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過猶不及)는 경책이 있지 않은가. 넘치는 것을 일컬어 노자에서는 “갖고 있는 게 가득함은 비어 있는 것만 못하며(持而盈之 不如其已), 단련시켜 예리하게 된 것은 오래도록 보존될 수 없다(■而銳之 不可長保). 황금과 옥이 집에 가득하면 그것을 다 지킬 수 없고(金玉滿堂 莫之能守), 부귀하다고 교만하면 스스로 허물을 입게 될 것이다(富貴而驕 自遺其咎)”고 했다.

세계경제 침체가 이어지면서 극우주의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불황을 먹고 자라는 셈이다. 재정난을 겪는 유럽에서는 극우주의자가 연일 ‘애국’을 가장한 배타주의를 노골화한다. 이웃 일본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한·중·일 영토·역사 갈등도 이와 맥이 닿아 있다. 파시스트 세력이 부상한 2차 세계대전 전 상황과 흡사하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극단을 피하라는 채근담의 훈계를 귀담아들어야겠다. “청렴하고 능력 있으면서도 너그럽고, 어질면서도 결단력이 있고, 총명하면서도 지나치게 살피지 않고, 강직하면서도 도를 넘게 따지지 않는다면 이는 적당히 꿀을 넣어 달지 않은 음식이고 짜지 않은 해산물과 같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아름다움이다(淸能有容 仁能善斷 明不傷察 直不過矯 是謂蜜餞不甛 海味不鹹 裳是懿德).”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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