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준비 없이 체육시간만 늘린 교과부

입력 :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학폭 예방한다며 中 2학기 수업시수 무리하게 편성
‘창의적 체험활동’ 줄여 일방적 시행… 일선학교 ‘분통’
서울시내 한 중학교 지리과목을 맡고 있는 김모 교사는 요즘 죽을 맛이다. 이번 학기부터 주 6시간의 수업 중 2시간은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입시공부에 찌든 아이들을 운동장에서 뛰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체육수업을 맡으라는 것은 ‘막무가내’식 교육 행정과 다름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폭력 예방대책의 하나로 올해 2학기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의무화한 체육수업(학교스포츠클럽) 주 4시간 운영 방침이 겉돌고 있다.

2일 교과부에 따르면 전국 3163개 중학교는 2학기부터 적용된 초중등학교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주 4시간 이상을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시간으로 편성,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국어·영어·수학 등 다른 교과의 수업시수를 줄여 체육수업을 하는 중학교는 전체의 2.0%에 불과했다. 나머지 학교는 창의적 체험 활동 시수를 늘리거나 기존 창체활동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스포츠클럽 활동 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늘어난 체육시수가 창체활동 시간으로 채워지다 보니 학생과 교사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 M중학교 송모(14)군은 “지난 학기만 해도 7교시가 있는 날은 일주일에 이틀뿐이었는데 이번 학기는 일주일 내내 7교시”라며 “창체 시간 내내 체육만 하려니 지루하고 따분하다”고 토로했다. S중 권모(39) 교사는 “체육시간이 늘어난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학교에 있는 시간이 갑자기 늘게 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도 많다”고 전했다.

교과부의 탁상 행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신성호 정책국장은 “인성을 기르는 데는 체육뿐 아니라 미술, 음악, 봉사 등도 강조돼야 마땅한데 교과부는 체육만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창의적체험 활동 운영은 체력과 인성 둘 다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현장에서는 갑자기 늘어난 체육 수업으로 전문강사를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과부에 따르면 기존 교사들이 늘어난 체육수업을 맡고 있는 학교는 32.4%였다. 나머지 67.6%는 외부강사에게 수업을 맡기고 있다. 농어촌이 많은 강원과 전남·북, 경북 등은 외부 스포츠강사 배치율이 50%를 밑돌고 있다. 외부강사 배치율이 80% 이상인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학교들도 효과적인 수업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학기 현재 학교당 평균 스포츠클럽 운영 종목은 5.3개이고 평균 스포츠강사 수는 1.4명에 불과하다. 한 학교에서 여러 개의 스포츠클럽을 운영해야 해 외부강사들은 주 종목이 아닌 다른 종목까지 가르치는 일이 많은 것이다.

이에 교과부 관계자는 “내년 스포츠강사 인건비나 시설 지원비 등의 예산으로 올해보다 1.7배 많은 1077억원을 책정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터는 올해보다 좀더 안정적으로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이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원이, 공연 중 무대 이탈…
  • 리센느 원이, 공연 중 무대 이탈…
  • 권은비, 우아한 스타일링
  • '국무총리 표창' 케데헌 이재(EJAE)
  • 키키 하음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