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창시자 문선명 총재가 2000년 5월21일 워싱턴타임스 창간 20주년을 기념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지도자회의에서 한 말이다. 문 총재는 “종교 간의 대화와 화합은 평화세계 실현의 결정적 조건”이라며 “내가 초교파운동을 지원한 것은 이러한 하나님의 뜻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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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9월 크리스찬아카데미가 마련한 신흥종교 연구모임에 참가한 문선명 총재는 “지금까지의 장벽을 버리고 서로 이해하면서 하늘이 요구하는 크나큰 섭리의 길에 한마음이 되어 서로 손잡고 함께 일할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유효원 통일교 초대 협회장, 주요한, 강원용 목사, 문선명 총재. |
1968년 9월 당시 강원용(2006년 타계) 목사가 이끌던 크리스찬아카데미 주최로 이색 종교토론회가 열렸다. 통일교를 대표해 문 총재와 유효원(1970년 성화) 통일교 초대 협회장이 나섰고, 개신교 측에서 김재준·홍현설·안병무·주요한·한철하·유동식·한동세·이효재·박순경·조향록씨 등 지도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 총재는 “지금까지의 장벽을 버리고 서로 이해하면서 하늘이 요구하는 크나큰 섭리의 길에 한마음이 되어 서로 손잡고 함께 일할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그 뒤 통일교회에 대한 기독교 지도자들의 관심이 부쩍 커졌다. 그중에서도 1969년 10월 서남동(1984년 타계) 당시 연세대 신학대학장이 서울 새문안교회에서 한 ‘통일교회 원리’ 강연을 빼놓을 수 없다. 개신교 목사인 서 교수는 통일교회의 교리서인 ‘원리강론’에 대해 “현세의 모든 지성인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위대한 환상과 지혜를 제공하는 훌륭한 신학서적”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종교 간 대화와 화합을 향한 문 총재의 열정은 1971년 ‘종교신문’을 창간해 30년 넘게 운영한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초종파적’ 보도를 표방한 종교신문은 국내외 종교계 소식을 빠짐없이 전하고 종교연합운동의 방향을 제시했다. 통일교가 2011년 9월 세계본부교회 천복궁 앞에 공자·석가모니·예수·코란을 형상화한 ‘4대종교 성인상·상징물’을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독교 일각에서 통일교를 이단시했지만 다른 종교들의 평가는 다르다. 대한불교태고종 총무원장 인공 스님은 최근 문 총재 빈소를 찾아 “1965년 여러 종단이 뜻을 모아 한국종교협의회를 만들었을 때 문 총재와 통일교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종교협의회를 만든 목적이 뭐냐. 종교가 앞장서 사회통합을 도모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종교, 네 종교 따질 것 없이 상대를 존중하고 충돌이 있어서는 안 된다. 통일교가 주장하는 종교화합은 구호뿐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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