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속철도에 대한 정의는 시대와 나라에 따라 다르다. 통상 시속 200㎞ 이상의 고속으로 주행하는 열차를 말한다. 지금은 300㎞ 안팎의 고속열차가 운행 중이다. 철도 선진국은 속도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2007년 차세대 고속열차인 테제베 포스가 시험운행 중에 시속 574㎞를 기록해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일본도 최고 시속 580㎞의 고속열차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시속 500㎞ 초고속 열차시대가 성큼 다가선 것이다.
KTX-산천은 우리 기술로 개발한 고속철이다. 산천어처럼 날렵하고 힘차게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형 고속열차를 의미해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시속 330㎞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운행 시에는 최고 시속 305㎞로 운행되고 있다. 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에 이어 다섯 번째 기술 보유국인 셈이다. 최고속도를 기준으로 하면 일본, 프랑스, 독일에 이어 네 번째다.
우리가 자랑하는 KTX-산천이 ‘사고철’로 전락한 지 오래다. 잦은 사고를 일으켜 국민을 불안케 한 까닭이다. 그런데 감사원이 잦은 사고의 원인을 밝혀냈다고 한다. 코레일이 서둘러 KTX-산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차량결함을 알고도 운행을 강행한 것이다. 차량 길들이기 시운전은 시늉만 하고, 정비 관련 부품관리도 엉망으로 했다고 한다. 코레일은 브라질 고속철도사업 참여를 위해 불가피하게 운행을 앞당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한심한 일이다. 첫 국산 고속열차인 KTX-산천이 개발·운영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부실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모두가 안전불감증에다 성과주의만 좇은 결과다. 고속철도는 빠른 만큼 안전이 필수다. 승객안전을 내팽개친 코레일과 정부 당국의 배짱이 놀랍다.
김선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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