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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권변호사, 자유향한 ‘기적의 탈출’ 중국을 뒤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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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광청 美대사관 피신 성공… 美·中 외교 새불씨로 “천광청(陳光誠)은 20시간을 자유를 향해 달렸다. 그는 담을 넘고 어둠 속에서 도랑과 개천을 건너 마을을 빠져나왔다고 한다. 200여차례 자빠지고 일어나 여정을 계속했다.”

중국의 시각장애 인권운동가 천광청 변호사가 지난 22일 공안의 삼엄한 경비를 뚫고 탈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천 변호사는 중국 당국의 산아제한 정책에 반대하다 지난 18개월간 산둥(山東)성의 자택에서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다. 그는 지지자들의 도움을 받아 26일 오후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으로 피신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인권문제가 국제적인 현안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가뜩이나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重慶)시 공안국장의 미국망명기도 사건으로 궁지에 몰리고 있는 중국 당국으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다음달 3, 4일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예정돼 있어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기적의 탈출드라마

천 변호사는 지난 22일 밤 산둥성 린이(臨沂)시 이난(沂南)현 동스구(東師古)촌에 있는 자택을 빠져나왔으며, 그의 탈출을 도운 사람들이 자동차에 태워 약 480㎞를 달려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으로 피신했다고 AFP통신 등이 29일 보도했다.

베이징에서 천 변호사를 비밀리에 만난 유명인권변호사 후자(胡家)는 “그가 동스구촌의 위험지대에서 벗어나는 데 약 20시간이 걸렸고 사흘에 걸쳐 베이징으로 이동했다”면서 “그는 신체적으로 쇠약하지만 정신은 좋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의 베이징행을 도왔던 유명인권운동가 궈위산(郭玉閃)과 허페이룽(何培蓉)은 “천 변호사의 탈출은 기적이며 불가능한 임무를 완수했다”면서 “그는 중국에 머물면서 정의를 외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이날 앞을 보지 못하는 인권운동가의 용감한 탈출이 세계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면서 현지 주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동스구촌의 한 상점 주인은 “현지 공안과 교통경찰, 마을 보안군 등 60명 이상이 밤낮으로 그를 감시했다”면서 “그를 하룻밤 동안 감시하는 데 1만위안(180만원)의 비용이 든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천 변호사는 베이징 도착 후 미 대사관에 들어가기 전에 지방관리와 보안요원이 지난 2년간 자신과 가족들에게 가한 폭행 등 가혹행위를 폭로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그는 이 동영상에서 “2010년 출옥한 이후 나와 아내가 수차례에 걸쳐 이불을 뒤집어쓴 상태에서 주먹과 발로 수시간 동안 폭행을 당해 크게 다쳤다”면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에게 “불법폭행에 대한 조사와 가족안전보장, 부패척결”을 요구했다. 그의 아내 위안웨이징(袁偉靜)과 6살짜리 딸은 아직 집에 감금돼 있다. 그의 탈출을 도운 인권운동가 후자(胡佳)는 공안당국에 의해 구금됐고 천 변호사의 자유를 주장해온 또 다른 활동가인 허페이롱과 궈위산도 27일 이후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으로 피신한 인권운동가 천광청이 2005년 3월 부인, 딸과 함께 산둥성 둥스구촌 자택 앞에서 찍은 사진.
CNN 제공
◆중국 당국 엎친 데 덮친 격

중국 당국도 이번 사건으로 초비상이 걸렸다. 인권운동가인 푸즈창(浦志强)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중국 공안 부문에 또 다른 심각한 타격을 가하게 될 것”이라면서 “천 변호사는 중국 당국이 휘둘러 온 불법, 무한권력의 전형적인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미·중 간 외교관계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천 변호사는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그의 이런 태도 때문에 미국 정부가 곤혹스럽게 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은 다음달 3, 4일 베이징에서 양국의 외교, 재무장관이 참여하는 미·중전략경제대화를 개최한다. 미국 정부는 중국 당국이 천 변호사에 대한 인권 탄압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그러나 천 변호사의 신병을 당장 중국 측에 넘기지 않을 계획이다. 미국이 그의 신병을 넘기면 중국은 다시 그를 구속하거나 가택 연금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천 변호사는 어린 시절 시력을 잃었지만 독학으로 변호사 자격증을 따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2005년 산둥성 정부가 한 자녀 정책을 위해 강제낙태와 불임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가 4년 동안 복역했으며, 그 후 2010년 9월 석방된 후에도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다.

워싱턴·베이징=국기연·주춘렬 특파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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