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무죄 무전유죄” 뒷말 무성 이정배 파이시티 전 대표가 양재동 부지 인허가를 받기 위해 기존 입주 업체들과 법정 분쟁을 하는 데 변호사 비용만 20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 인허가가 길어지는 탓에 빚만 쌓이고 있던 이 전 대표는 인허가를 받기 위해 기존 업체들에게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거액을 재판 비용에 쏟아부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5부는 2010년 3월 파이시티 기존 입주시설 임모씨 외 52명이 파이시티 측을 상대로 낸 ‘점유지 인도 강제집행 불허’ 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기존 업체들은 파이시티가 기존 부지에 대체시설을 지어주는 내용으로 합의를 하고 공증까지 받아 놓았기 때문에 승소할 것으로 생각했다.
이들은 가처분 신청에서 이겼지만 1심 재판부는 파이시티와 업체가 맺은 ‘공증서’의 내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2·3심도 기각됐다. 이들 업체는 하루아침에 강제 명도 집행으로 거리로 내몰렸다.
기존 입주업체 대표 A씨는 “선고가 난 다음날 파이시티 측에서 전화가 와서 ‘재판에 20억이 들었는데 우리가 질 수가 없다’고 이야기하더라”며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파이시티 측 변호사는 대형 로펌인 태평양이 맡았다. 기존 업체 측 변호를 맡은 임호영 변호사는 26일 “공증까지 받아놨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질 수 없는 싸움이었다. 당시 우리 측을 ‘거대 사업을 발목 잡는 집단소송’이란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판결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또 2010년 우리은행 간부에게 금품을 주고 1조4500억여원을 부정 대출받은 혐의로 경찰청 특수수사과 조사를 받고 구속됐지만 두달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 전 대표는 당시에도 10억원의 보석보증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임 변호사는 “지금 파이시티 관련 ‘배후’ 등 사건이 터지는 걸 보니, 당시 판결이나 보석으로 풀려난 여러 정황에도 의혹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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