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0년간 세계 인구는 4배 늘었으나 물 사용량은 7배 증가했다. 2011년 발표된 유엔 미래보고서는 2025년 세계인구의 절반이 물 부족 상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물부족국가로 분류된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불과 수년 뒤인 2016년이 되면 전국적으로 9억8000만t의 물 부족이 예상된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비롯한 인류는 물 부족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도전에 현명하게 대처해 역사 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는 국가와 그러지 못하는 국가 간 명암의 차이는 앞으로 더욱 극명하게 대비될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의 많은 국가, 특히 선진국이 물 관리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0년까지 OECD 회원국이 수자원 관리·개발에 24조달러, 에너지 개발에 9조달러, 도로 및 철도에 6조달러, 공항과 항만에 1조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돼 선진국은 이제 공항과 항만보다 수자원 개발에 더 많이 투자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성장동력의 개발이 절실한 우리로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수자원 문제를 볼 필요가 있다. 세계 물 시장 규모는 2010년 약 4186억달러로 추정되며, 2025년에는 865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세계 물 관련 산업의 시장 규모는 반도체산업이나 조선산업 규모를 훨씬 능가한다.
우리나라도 최근 세계 물 시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증발식 해수 담수화 분야에서는 세계시장의 45%를 차지하는 등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아직 지능형 상수관망, 정수처리 지능형 플랜트 등 첨단 분야에서는 선진국 기술 수준에서 많이 뒤처진 실정이다.
외교부는 해외 공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리 녹색산업의 해외진출 지원 사업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특히 물 산업 분야에서 2011년에 물 산업 개척단을 남미, 중앙아 등에 네 차례 파견하며 우리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것은 우리나라가 2015년 제7차 세계 물 포럼을 대구·경북 공동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세계 물 포럼은 물 분야 국제협의체 중에 가장 규모가 크고 지명도가 있는 회의로 정부, 산업계, 민간이 모두 참여해 세계 물 문제 현황을 점검하고 물 관련 첨단 기술과 사업을 소개하는 종합적인 행사이다. 7차 세계 물포럼 유치는 우리나라의 물 관련 정책과 산업을 국제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에 앞서 12∼17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개최되는 제6차 세계 물포럼은 ‘해결을 위한 시간(Time for Solution)’을 주제로 선정해 물 문제의 심각성과 위기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 산업계, 지자체 대표가 참석해 물 문제 극복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소개하고 물 산업 수준을 홍보하는 한편, 제7차 물포럼을 준비하는 각오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제 우리는 물을 물 쓰듯 할 수 없는 시기에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늘 그렇게 해왔듯이 물 부족의 위기를 또 한 번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자.
안호영 외교통상부 제1차관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