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후원금 여소야대 현상 여야 의원이 국회 소속 상임위 유관기관이나 기업으로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부적절한’ 관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사자는 “친분에 따른 후원으로 문제없다”고 주장하지만 상임위와 기관·기업이 ‘갑을관계’의 성격을 지녀 순수·자발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많다.

기업체 후원도 잇따랐다. 성부그룹 권병국, 한맥중공업 장창현, 대한방직 설범 회장은 각각 새누리당 정병국, 김형오, 권영세 의원에게 500만원을 지원했다. 권 의원 측은 “설 회장과는 절친한 고교 동창 사이로 의미를 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경동나비엔 손연호, 고려신용정보 윤여국 회장은 각각 민주통합당 정장선, 변재일 의원에게 500만원을 보냈다. 건설업계 후원 사례가 많았다. 새누리당 권영진 의원은 대명건설 권준호씨, 민주당 송훈석 의원은 거성종합건설 정병태 대표로부터 500만원을 후원받았다.
선관위가 이날 공개한 ‘정당, 국회의원의 2011년도 재산상황과 정치자금의 수입·지출내역’ 등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회의원이 모집한 후원금은 재작년에 비해 3분의 1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회의원 298명이 개인 후원회를 통해 모금한 액수는 총 310억여원이다. 2009년(411억여원)에 비해 약 35% 가량 급감한 액수다. 야박한 후원금 인심으로 여야 모두 손해를 봤지만, 직격탄을 맞은 쪽은 여당이다. 지난해 새누리당의 후원금은 183억9000여만원으로 전년 대비 38.2% 급감했다. 의원 개인별 후원금을 비교하면 뒤바뀐 여야의 사정이 확연히 눈에 들어온다. 후원금 상위 20위에 13명(민주당 11명, 통합진보당 1명, 자유선진당 1명)의 야당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여야 유력 대권주자 간 명암도 갈렸다. 후원금 순위 1위를 차지한 잠룡은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으로 1억5620만원을 걷었다. 같은 당 정세균 상임고문(1억5270만원)과 손학규 전 대표(1억5150만원)가 뒤를 이어 2, 3위를 차지했다. 새누리당 홍준표 전 대표(1억4965만원)가 4위였고 전년도 1위였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1억4929만원)은 5위로 밀려났다.
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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