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출신 조길호(52)씨가 2일 발표된 제63회 약사 국가시험에 합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은행원에서 항공사 직원, 신문기자로 두루 활동하며 화려한 경력을 쌓은 그는 50이 넘은 나이에 본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번 약사시험에 도전, 성취한 것이다.
1982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조씨는 85년 9월 돌연 사직서를 내고 이듬해 경희대 약대에 진학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 등의 확대로 제약산업이 미래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잘 다니던 직장을 내던지고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가며 학교를 다니는 것은 여의치 않았다. 그는 "가장 역할은 못하더라도 이제와서 용돈받으며 다시 공부를 하는건 집안의 기대때문에 못하겠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그는 한 학기만에 학교를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후 항공사를 거쳐 1988년 세계일보를 시작으로 2003년 말까지 기자생활을 했다. 그러나 제약계에서 몸담고 싶다는 열망은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이 것이 내 인생에 가장 큰 계획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약대를 다니는 딸의 격려에 용기를 내 모두 정리하고 도전하게 됐다"며 "그리고 만 26년만에 드디어 약대 졸업장을 거머쥐고 국가시험에 합격하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특히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며 "더 많이 공부해서 바이오의약품이라는 하나의 유망산업이 창출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서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약사국가시험에서는 1614명의 합격자들이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은 이번 약사국가시험에서 총 1815명의 응시자 중 1614명이 합격해 88.9%의 합격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4.2%의 합격률에 비해 소폭 증가한 수치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