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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 개국탓 방송사고 속출… 프로그램도 ‘그나물에 그밥’

입력 : 2011-12-03 10:59:31 수정 : 2011-12-03 10: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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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빠진 교양프로‘꼼수’도… 편성표엔 영화·재방송 일색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오랜 논란 끝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총체적 부실덩어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청률은 ‘빛 좋은 개살구’였고 프로그램도 ‘그 나물에 그 밥’이거나 ‘꼼수’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종편 4개사(TV조선, JTBC, 채널A, MBN)의 개국 첫날 방송 시청률이 0.5%대에 그쳐 전문가들의 예상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종편 4사의 이러한 성적표는 그간 개국 방송에 공들였다는 점과 케이블·위성방송을 통해 의무전송되고 황금 채널에 배정됐다는 것 등을 두루 고려하면 초라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수많은 논란 속에 지난 1일 개국한 한 종편 채널에서 위아래 화면이 뒤바뀐 채 방송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TV화면 촬영

예능 프로그램도 지상파의 기존 포맷을 재탕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차별화되지 못했다. 거대 연예기획사 소속 아이돌을 데려와 말재주 경연을 펼치거나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 형식을 차용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드라마, 예능에 집중한 반면에 볼 만한 교양 프로그램은 눈에 띄지 않았다.

종편들은 ‘김성주의 모닝 카페’(채널A), 개그듀오 컬투(정찬우·김태균)가 MC로 나서는 ‘수취인 불명, 편지’(TV조선), 방송인 정준하와 김창렬이 출연하는 ‘깜놀 드림 프로젝트’(JTBC) 등을 교양 프로로 내놓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지상파에서는 예능국의 ‘인포테인먼트’에 해당한다. 결국 교양 프로그램 비율을 맞추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종편 4사의 첫주 편성표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수년 전 개봉한 영화와 재방송 일색이다. 무리수는 방송사고도 자초했다. TV조선은 개국 첫날 오후 3시40분께 첫 방송 ‘안녕하십니까? TV조선입니다 출발! 세상에 없던 TV’에서 분절된 화면을 10여분 동안 내보냈다. 출연자들의 모습이 위아래 3대 1로 잘렸고 상반신이 아래쪽, 잘린 하반신이 위쪽에 붙어 송출됐다. 그야말로 ‘세상에 없던 TV’를 선보인 셈이다. 4시10분께는 다시 소리가 들리지 않는 음향사고를 일으켰다.

JTBC는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1시간 분량의 인터뷰를 가졌지만, 오디오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인터뷰 내용 전체가 녹음되지 않았고 이를 박 전 대표가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간 뒤에야 발견하는 초대형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박 전 대표는 한 매체와 두 번이나 인터뷰를 하는 해프닝을 겪어야 했다는 후문이다.

송종길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는 “이미 채널이 많이 있고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개국 당일 시청률이 1% 이하라는 것은 당초 기대치보다 떨어지는 수준”이라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지상파와의 경쟁, 종편 간의 생존경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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