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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단가 지상파 70% 내놔라”… 기업들 종편 광고 등쌀에 ‘죽을 맛’

입력 : 2011-12-04 18:05:41 수정 : 2011-12-04 18: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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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등 검증 자료없이 생떼… 힘있는 신문 버티고 있어 눈치
시민단체들 불매운동에도 난감
기업들 “10%가 적당” 하소연
“터무니없는 논리로 광고 집행을 압박하지만 뒤탈이 걱정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종합편성채널(종편) 사업자들이 기업에 터무니없는 광고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종편 4사는 시청률 등 검증된 자료 하나 없이 거액의 광고를 배정해 달라고 생떼를 쓰는가 하면, 지상파에 근접하는 높은 단가의 광고비를 요구해 기업들을 난감하게 하고 있다. 기업들은 “광고 효과 등 합리적 근거를 따져봤을 때 말도 안되는 금액”이라고 항변하지만, 종편 배후에 힘 있는 신문사가 버티고 있어 눈치만 보고 있다.

종편 반대 총파업 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원들이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여론 다양성을 위협하고 광고시장을 교란한다며 종합편성채널 반대 총파업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재문 기자

2일 업계에 따르면 종편 4사가 요구하는 광고 단가는 지상파의 70% 수준에 이른다. 반면 기업들이 생각하는 종편 광고액은 지상파의 10∼20%선에 불과하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방송은 시청률이라는 객관적인 지표로 광고 단가가 형성되는데, 지금 종편은 무조건 수십억원의 광고를 집행해 달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종편 관계자들이 돌아가며 찾아와 막무가내식으로 과도한 광고액을 요구해 불쾌할 정도”라며 “종편들은 더 나아가 연간 일정액의 광고비를 책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신 회사는 덩치가 크니 연간 ○○○억원은 내놓아야 한다’는 식이다. 최소한의 잣대인 시청률조차 공인받지 못한 상태에서 그야말로 막무가내식 요구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종편 4사는 내년에 대기업에서만 연간 수천억원의 광고비를 각각 받아내는 걸로 책정해 놓았다. 이는 한국광고주협회의 의뢰로 단국대 박현수 교수팀이 지난 10월 발표한 ‘광고시장 전망’ 보고서의 예상 매출액(종편 1곳당 평균 광고매출액 732억원)보다 3배가량 많은 액수이고, 주요 기업들의 내부 책정액과도 많게는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종편 사업자들의 이 같은 ‘광고 횡포’로 기업들은 내년 경영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출범 전에는 지분 참여를 요구하더니, 이제 와서는 프로그램 협찬을 요구하고 있다”며 “경기도 안 좋은 상황에서 (종편들이) 계속 뭔가를 요구할 것 같아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종편 광고를 집행하고 있는 기업들도 고민이 크다.

한 대기업 홍보팀 관계자는 “언론계 일부에서 ‘종편 3불 운동’(종편 방송 불시청·출자기업 제품 불매·방송 불참)까지 벌이고 있어 광고를 집행하면서도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종편에 광고를 줬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편들이 막무가내식 광고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은 현재 국회에서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법 입법이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광고 단가와 배분의 기준이 되는 미디어렙 법안이 국회에서 잠자는 틈을 타 종편 사업자들이 광고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며 “현재 종편 광고시장은 무법상태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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