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다시 ‘강행처리’ 콤비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에 얽힌 박희태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인연이 얄궂다.
두 사람은 3년이란 시차를 두고 한·미 FTA 비준을 강행해야 하는 콤비를 다시 이룬 것이다. 박 의장과 홍 대표가 정치권 최대 현안인 한·미 FTA 정국의 중심에 선 셈이다.
두 사람의 현 처지는 2008년 12월과 닮은 꼴이다. 당시 박 의장과 홍 대표는 각각 한나라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맡아 한·미 FTA 비준안의 외교통상통일위 단독상정을 진두지휘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인 당시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에 속한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비준안 처리의 길 닦기에 올인한 것이다. ‘밀고 끌어주는’ 두 사람의 파트너십은 현재 홍 대표와 신주류 황우여 원내대표의 관계보다 훨씬 강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당의 강행처리 후폭풍은 두 사람의 가슴에 시리도록 아픈 생채기를 남겼다. 그해 18일 한·미 FTA 비준안의 상임위 상정을 위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회 외통위 회의실을 점거하자, 민주당 등 야당이 해머와 전기톱을 이용해 ‘진입’에 나서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 ‘폭력국회’의 생생한 장면이 전 세계 언론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은 “의정사에 부끄럽고 참담한 기록과 상처를 남겼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런 ‘악몽’ 때문에 여당 일각에서는 비준안 강행처리를 우려하고 있다. 자칫 ‘제2의 탄핵 정국’이 조성돼 내년 4월 총선과 대선의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소장파 의원은 통화에서 “박 의장과 홍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와 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오기정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국민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강행 처리의 명분을 충분히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남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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