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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은 좋은 무기… 나이 두려움 떨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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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 떨어져 술·담배 끊고 전념…비용 아끼려 학원대신 도서관서 공부
“정년퇴직까지 국가에 기여 하고 싶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나이에 대한 두려움을 떨쳤으면 좋겠어요.”

지난 15일 발표된 2011년 국가직 7급 공무원 공채 합격자에 50대가 3명이 포함돼 화제다. 이들은 모두 “나이는 걸림돌이 될 수 없다”며 “다른 50대들도 꿈을 위해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요환씨                            윤명수씨
행정직(선거관리위원회·장애인 직렬)에 합격해 ‘최고령 합격자’ 타이틀을 갖고 있는 윤명수(53)씨는 16일 자신의 인생을 ‘도전의 역사’라고 말했다. 밝고 쾌활한 윤씨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은 물론 인생에 대한 자부심도 느껴졌다.

“정년이 6년 남았는데 단기간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생각해보니 선거관리위원회가 떠올랐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선거인 만큼 공명한 선거문화 정착에 이바지하고 싶어요.”

어릴 때 왼쪽 발목 관절이 끊어지는 사고를 당한 윤씨는 지체장애인 6급이다. 그러나 신체적 장애와 나이는 그의 인생에선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그는 1978년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6급까지 진급했지만 40살이 되던 해 5급 공무원 도전을 위해 그만뒀다. 이후 3년 동안 행정고시를 준비했지만 응시 연령 상한제와 가정형편 등으로 포기하고 노점상, 아파트 관리인으로 근무해 왔다. 그러던 중 2008년 헌법재판소에서 공무원 응시 나이제한이 위헌이라는 결정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또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술, 담배는 물론 커피까지 끊고 독하게 공부를 시작해 2009년 9급 공무원 공채에 합격했고, 이번엔 7급까지 성공했다. 4살 된 손자에게 자랑스러운 할아버지가 돼 기분이 좋다는 윤씨는 “80세 이상까지 산다고 보면 아직 20년 넘게 남은 것 아니냐. 도전은 항상 즐겁다”며 웃었다.

관세직에 합격한 박요환(51)씨는 “부인의 내조가 가장 큰 힘”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까지 택배회사를 운영했던 박씨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고 싶어 공부를 시작했다. 박씨는 “가정형편 때문에 공부를 시작할 엄두가 안 났지만 부인이 생활비를 벌어 지원했다”며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에게 본보기가 되고 싶어 열심히 했는데 딸들도 나를 보고 자신들도 열심히 해 성적도 올랐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아내에게 부담이 될까봐 학원도 다니지 않고 매일 도서관에서 쉬지 않고 6시간씩 공부했다. 박씨는 “공부를 그만둘까 망설인 적도 있지만 부인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중년이 가진 경험이 오히려 무기가 될 수 있다”며 “다른 사람들도 나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평생교육진흥원에서 다음달 법학학사를 받는 윤씨는 “2017년 사법시험이 끝나기 전까지 도전해 인권변호사가 돼서 노동자를 위해 살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도 “관세사 시험을 준비해 정년 퇴직 이후 관세사 사무실을 차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다른 최고령 합격자 정모(53)씨는 “젊은 사람들 일자리를 빼앗은 것 같아 미안하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며 “정년까지 얼마 안 남았지만 국가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유나·남정훈·조성호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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